계속된 여진 발생엔 안도감
컨디션 조절 마친 수험생 허탈
“책·문제집 버렸는데… 당황”
수능 후 해외여행 계획도 차질
울산교육청, 11개교 임시휴업
통보 못 받은 학생들 헛걸음

 

 

지진 대피소에서 수능 공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울산지역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안도하는 한편 혼란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에도 여진이 발생했던 점을 감안해 대부분의 당사자들이 수능이 연기 된 것에 대해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에 맞춰 마지막 실전 점검과 컨디션 조절 등 수능 대비에 만전을 기한 수험생들은 시험 날짜가 미뤄지자 허탈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 수험생은 “공부를 마친 책과 문제집을 전날 다 버렸는데 당황스럽다”며 “일주일의 시간이 더 남았다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늘어난 일주일만큼 긴장감과 초조함에 시달려야 할 생각을 하니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짜증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특히 수능이 끝난 뒤 해외로 여행을 떠나려 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말 그대로 ‘멘붕’에 빠졌다. 울산 한 수험생은 수능 바로 다음 주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와 숙소 예약을 끝냈지만 예약취소가 되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울산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이날 울산 26개 시험장과 11개 초중고특수학교가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시교육청은 수능 연기 결정에 따라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유치원과 초·중학교, 특수학교는 정상등교 하도록 각 학교별로 지침을 내리고 이를 비상연락망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에 알리도록 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고사장은 휴업조치를, 비 고사장의 등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겼다. 다만 이날 등교시간과 관련 일선학교에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문제가 된 것은 ‘정상 등교’라는 표현이다. 수능날은 기존 등교시간 보다 1시간 늦게 등교하는 만큼,  평소대로 등교하라는 것인지 수능날처럼 등교하라는 것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한 학생은 “학교를 가고 있는 지금도 등교시간이 몇시인지 헷갈린다”며 “전날 교육부가 수능 연기에도 전국의 초중고는 1시간 늦게 10시에 등교하도록 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반 SNS에는 평소대로 등교하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임시휴업을 하는 학교임에도 통보를 받지 못해 아침에 학교로 향한 학생도 있었다.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돼 휴업한 학교에 다니고 있는 고교 1학년생은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는 얘기만 듣고 당연히 등교해야 하는 줄 알고 나왔다”며 “핸드폰이 없어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접한 매곡고가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돼 휴교하기로 했던 매산초등학교의 경우에도 긴급회의를 거쳐 예정대로 휴업하기로 했지만 통보를 받지 못한 소수 학생들이 등교했다가 다시 귀가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교육청 차원에서 내려간 ‘정상등교’ 지침은 평상시대로 등교하라는 뜻이었다”며 “학교별로 등교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간을 정해서 안내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등은 학부모들의 출근시간도 고려해 1시간 늦춘 등교시간이 아닌 정상등교를 지침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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