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풍 ‘차바’로 최악의 침수피해를 당한 울산 중구 태화·우정시장 등 상인들이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참여한 상인들은 총 174명으로 손해배상 청구 금액이 100억대에 이른다. 피해보상을 청구하는 대상은 LH공사와 울산시, 중구청 등이다.
중구청에 신고된 지난해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규모는 태화시장과 우정시장, 유곡로 주변 상가 500여개 점포로 300~400억원가량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날 소송엔 1인당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가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근거는 대한하천학회의 침수원인 용역에 따른 것이라 한다. 용역은 중구청이 의뢰한 것으로 중간보고회를 마쳤다. 중간보고회에서 유곡천 일대 정비가 제대로 돼있지 않았다는 점과 혁신도시 조성으로 빗물이 제때 충분히 빠져나가지 못해서 태화·우정시장 일대 침수 영역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피해 책임은 추후 법원에서 최종 판단 하겠지만 용역결과가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번 용역결과는 지난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의뢰로 한국방재학회가 발표한 연구 결과와는 너무 다르다. 용역기관에 따라 다르다면 앞으로 용역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방재학회는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혁신도시 주변 침수피해 원인 분석 및 울산혁신도시 개발사업과의 상관관계 연구’를 수행해 “침수피해 직접 원인은 설계빈도를 초과하는 기록적인 호우 발생이며,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홍수량 증가는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는 것이었다. 주민대책위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당연 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용역기관 두 곳이 서로 상반된 용역결과를 내놓고 있어 이제 남은 것은 법원의 판단만 남았다.
중구 태화·우정시장 등 상인들의 집단 소송에 이어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도 피해보상을 위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한국수자원학회가 수행한 수해영향분석 용역 결과 대암댐 비상여수로 등의 영향이 크게 침수피해를 초래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를 근거로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 울산시와 울주군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태풍 차바가 남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이번 소송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태풍 피해주민들도 관심이 많을 것이다. 어쩌면 손해배상 소송 도미노현상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피해보상 소송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리 될 것이다. 하지만 피해 주민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은 상처는 어떻게 해야 치유될까.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 해야 할 문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