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수능 시험장 이모저모]

교통경찰·해병대 전우회 회원 고사장 일대 교통정리
학부모들 ‘여진 우려’ 발길 떼지 못한 채 교문앞 지켜
김기현 시장·류혜숙 권한대행도 수험생들 격려·응원
지각생 싸이카·순찰차 타고 입실… 부정행위 4명 퇴실

김기현 시장과 윤시철 시의장이 23일 2018학년도 수능 고사장인 울주군 범서고등학교를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23일, 울산 지역 수험생 1만3,000여명이 3년 동안 갈고 닦은 결실을 맺기 위해 고사장으로 향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5도로 수능한파는 없었지만 지난 15일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미뤄진 만큼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각 고사장 주변에는 교통경찰과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이 밀려드는 차량들의 교통을 정리하며 수험생의 편의를 도왔고, 입구에서는 교사와 후배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수험생들의 긴장을 녹이기 위해 힘썼다.

류혜숙 교육감권한대행은 약사고와 학성여고를, 김기현 울산시장은 범서고와 문수고를 방문해 수험생들과 시험 관계자를 응원했다. 

◆우리언니 들어가신다

“우리 언니 들어가신다! 울산여고 파이팅!” 울산지역 제28시험장인 남구 울산여고 앞은 울산여고와 삼산여고의 애정 어린 응원이 이어졌다. 오전 6시30분부터 나와서 응원을 시작한 삼산여고 학생들 역시 울산여고의 응원과 함께 시너지를 내며 응원에 열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목소리는 더 커졌고 선배들을 향한 애정공세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중간중간에 코믹한 멘트로 시험장 앞 긴장된 분위기가 풀어지기도 했다. 

한 학생이 친한 선배가 시험장으로 들어서자 “언니 다시 나와!”라고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외쳤고 이를 듣고 있었던 한 교사는 “들어가면 못나와!”라고 대답해 주변이 폭소하기도 했다. 시험장 문이 닫히자 삼일여고 학생들은 수능신에게 간절히 기원하며 큰절을 올렸다. 

◆18학번 CC를 향해 

울산지역 제22시험장인 남구 신정고 앞. 신정고 학생들은 “선배님들 수능대박! 18학번 CC(캠퍼스 커플) 할 수 있다! 한번에 가자!” 라고 외치며 시험장 앞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에 질세라 어깨띠를 두른 학성고학생회 학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 선배들을 향해 “수능대박! 선배님 힘내세요!”라며 응원의 소리를 높였다.

신정고 2학년 서준배 학생은 “형들이 많이 떨릴까봐 긴장을 덜어주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응원을 나왔다”며 “수능을 잘 보길 바라며 혹 못쳐도 크게 낙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그동안 시험공부로 고생한 제자를 뜨거운 포옹과 학수로 격려했다.

류혜숙 교육감권한대행이 23일 2018학년도 수능 시험장(약사고·학성여고)을 방문해 수험생을 격려했다.

◆학부모 지진 걱정에 발길 못 떼

약사고에 아들을 바래다주러 온 정모씨(57·여)는 “포항 지진때문에 일주일 시험이 미뤄져 걱정을 많이 했다. 시험 도중 지진이 발생하면 뛰쳐 나오라고 신신당부 했다”며 “오히려 아들이 괜찮다며 자신을 달래줬다”고 말했다.

양손에 엄마, 아빠 손을 꼭 잡고 수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의 굳은 표정만큼이나 학부모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학부모들은 고사장으로 향하는 자녀를 꼬옥 안아보고 응원의 말을 건낸다.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발길을 떼지 못한 채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간절한 모습이 유독 눈에 띈다.

한 학부모는 “지난주 포항 지진 때문에 많이 걱정했던 게 사실인데, 별 탈 없이 시험이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며 “일주일 더 마음고생한 아이가 평소대로 잘 치르고 홀가분하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싸이카 타고… 순찰차 타고…

오전 8시 3분께 남구 무거동 정골삼거리에서 한 수험생은 입실시간이 다가오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결국 이 학생은 교통순찰대 싸이카에 올라탄 뒤에야 시험장인 우신고등학교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7시 57분께는 택시를 타고 시험장으로 가던 학생이 학성공원 앞에서 내려 순찰차에 갈아타기도 했다. 입실 만료 시간까지 아슬아슬한 탓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순찰차를 탄 이 학생도 시험장인 중앙고등학교까지 제시간에 도착했다.

이날 시험장 수송과 빈차 태워주기 등 25명의 학생들이 경찰 도움을 받았다. 시험장 일대 주변 차량이 집중되면서 문수로와 북부순환로, 범서읍 장검길 등 교통이 일시적으로 혼잡했다. 경찰력이 집중 배치되면서 극심한 정체는 벌어지지 않았다. 

◆수능 유의사항 숙지 못한 부정행위자 4명 퇴실조치

울산시교육청은 부정행위자 4명을 적발해 퇴실 조치했다. 4명 모두 수능 유의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서다. 외국에서 거주하다 수능을 치르기 위해 3개월 전 입국한 한 학생은 시험장에서 휴대폰을 소지해 같은 반 수험생의 제보로 적발됐다. 3교시 후 가방 검사를 실시, 퇴실 조치된 이 학생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오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명의 학생이 1과목씩 풀어야 하는 선택과목 시간에 2과목을 동시에 풀어 부정행위로 간주, 시험 무효처리 됐다. 

한편 이날 울산에서는 총 1만 3,334명 응시했으며, 1교시 결시율은 10.60%로 지난해 8.37%보다 2.23%p 증가했다. 1교시 응시대상자 1만 3,623명 중 1,141명이 시험을 치르지 않은 것이다. 3교시 결시율은 11.56%(지난해 9.05%) 1,525명이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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