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난에 손님이 먼저 플러스요금
  기사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 없어”
“서울 주요노선 시내버스 운행 연장
  울산도 특별대책 마련 필요하다”

 

“웃돈만 얹어 부르면 수차례 불러도 오지 않던 대리기사가 바로 옵니다.”  

매년 연말연시면 송년회, 회식 등의 늦은 밤 모임이 늘어난다. 이때마다 ‘부수입’을 노리는 대리운전기사들과 택시운전기사들의 모습에 시민들의 불편·불만도 반복되고 있다. 

회사원 A(32)씨는 지난 주말 삼산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지만 30분이나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했다. 평소 같았으면 ‘카카오택시’ 어플을 통해 콜을 부르면 짧게는 1분 길게는 2~3분 거리의 택시가 섭외되지만 이날은 한 대도 잡히지 않았다. 연말이라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이 많은 것도 택시를 잡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였다.

결국 A씨는 추위에 떨며 달동까지 걸어가야 했다. 

회사원 B(30·여)씨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삼산에서 친목모임을 가졌다. 

차를 가져왔던 B씨는 변전소까지 가기 위해 대리운전을 불렀지만 역시 섭외가 되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웃돈 만원을 얹어 부르자 곧바로 섭외가 됐고 대리운전기사가 왔다. 

B씨는 “평소 같았으면 전화하자마자 달려오는데, 연말만 되면 대리운전기사 섭외가 어려워져 모임에 나가는 것이 꺼려질 때도 있다”며 “연말에 기분 좋게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고도 집에 갈 때면 괜히 기분이 상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연말특수를 통해 부수입까지 노리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은 쌓여만 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제 “연말 관례죠 뭐”라고 까지 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탓에 예년보다 모임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연말 스케줄은 꽉 차 있는데 마냥 받아들이기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리기사 입장에서도 어려운 점이 있다. 

최근 경기가 침체되면서 손님도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말 특수에 좋은 조건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리기사는 “연말이면 배차의 어려움을 인지한 시민들이 먼저 웃돈을 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같은 기사들 입장에선 좋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점점 관례로 굳어져가는 웃돈 얹기를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도 사실상 없다. 

자유업으로 분류되는 대리운전업체는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나 영업이 가능하며 정해진 법적 요금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신고의무가 없어 지자체의 관리대상조차 아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서울은 연말 늦은 시간 귀가하는 시민들의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혼잡지역을 경유하는 서울지역 시내버스 89개 노선의 막차시간을 임시로 연장 운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울산시도 이 같은 좋은 방책을 고심해 연말에 특별히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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