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어제 열린 쟁의대책위원회의에서 또다시 파업을 결정했다고 한다. 새해 벽두부터 들려오는 파업 소식에 아연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울산의 상공인들이 모여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지는 신년인사회가 열린 날이기에 시민들은 허탈감은 더할 터다.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은 작년 말 부결된 잠정합의안 이후 사측에서 ‘임금 추가’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판매실적을 보면 노조가 파업을 교섭 무기로 활용할 타이밍이 아니다. 현대차는 작년에 국내 68만8,939대, 해외 381만5,886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50만4,825대를 판매해 전체적으로 6.5% 줄었다. 

지난해 초 판매목표로 내세웠던 508만대와 비교하면 58만대 부족한 실적이다. 올해 목표는 아예 지난해보다 낮게 잡아 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국에서의 판매부진 등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노조의 잦은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과 이미지 추락은 판매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내 최고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할까.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만 19차례 노조 파업으로 1조 5,000억 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강성노조에 따른 ‘대립적인 노사관계’는 대내외의 위기상항을 슬기롭게 대처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가 변화하지 못하고 ‘임금인상’에 매달린다면 기업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사내하도급 정규직채용과 중소기업 지원 사항이 들어있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하지만 조합원 반대로 부결되면서 이러한 의미 있는 합의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노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도출한 사회적합의안이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또다시 극한 대립 속으로 빠져들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인상과 파업에 매몰되어서는 ‘귀족노조’라는 낙인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교섭을 재개해 해를 넘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생존을 위한 글로벌 경쟁에 매진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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