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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칼럼] 역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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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광용 백합초 교사
  • 승인 2018.01.04 22:30
  • 댓글 0
송광용 백합초 교사

최승호·윤종신 등 한계극복 사례 우리에게 희망 안겨
사람들의 기대·바람 한 곳에 모였을 때 역전 신화 탄생
꿈나무들이 역전 주인공 꿈꿀수 있는 건강한 사회되길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보통 유명 배우와 사장이 시상자로 나왔던 대상 시상을 26년 차 무명 배우가 한 것이다. 그 배우는 올해만 열편의 MBC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필자 역시 사진을 보고도 그 배우를 어디서 봤는지 알 수 없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엔 최근 역전 이야기를 만들어낸 최승호 MBC 사장이 있다. 4대 강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려다 경영진의 눈 밖에 나고 시위 참가를 계기로 해직된 PD. 그는 멈추지 않고 ‘뉴스타파’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계속 일해 왔다. 중심부에서 밀려났지만 변함이 없었고, 당당하게 싸워왔다. 해직 당시 그가 느꼈을 허탈감과 한 가장으로서 느꼈을 막막함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그는 역전의 스토리를 쓰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예전에 사학 비리를 고발했다가 파면된 김형태 선생님도 비슷한 역전 스토리를 썼다. 그는 파면 이후에도, 1인 시위, 집회 등을 하며 사학 비리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듬해 그는 서울시 교육의원으로 당선됐고, 부당하게 그를 파면한 양천고를 비롯한 많은 사립학교의 비리를 파헤쳐 국민들에게 알렸다. 최근엔 서울시 교육청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공익제보 특채’의 대상이 돼 8년 9개월 만에 교단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반가운 기사가 나기도 했다.


작년 문화계에도 현실의 한계를 극복해낸 역전 사례가 있다. 거대한 팬덤과 천문학적인 비용의 마케팅 없이는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기 힘든 요즘 가요계 속에서 가수 윤종신의 복고풍 발라드 ‘좋니’가 2017년 하반기 음원 차트를 뜨겁게 달궜다. 그 노래는 2017년 6월에 발표된 곡인데, 역주행 해 뒤늦게 1위에 오른 것이다. 윤종신은 데뷔 27년 만에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그룹을 꺾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역전 스토리가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요즘, ‘한 번 금수저는 영원한 금수저, 한 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라는 시대인식이 고착화 됐지만 최근 간간이 들려오는 역전의 이야기에 그래도 희망을 느낀다. 


사람들은 선한 약자가 부당한 강자를 넘어서고, 자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억울한 일을 당한 이가 화려하게 복귀하는 역전 스토리를 좋아한다. 


이같은 스토리는 혼자 힘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많은 기대와 요구와 바람이 한 곳으로 모여들어 거대한 물줄기가 될 때, 흐름이 생겨나고 누군가는 그 흐름에 몸을 싣고 역전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다들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겠지만, 거대한 흐름의 일부가 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만 배우지 않는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들려오는 뉴스 모두가 아이들에겐 가치 형성을 위한 교육 자료가 된다. 위기에 처한 누군가가 그 위기를 이겨낸 이야기, 보잘 것 없어 보이던 사람이 노력해서 꿈을 이룬 이야기 등 사회에서 역전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올수록 아이들은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 언젠가 아이들이 온실에서 벗어났을 때, 걸림돌을 만나 넘어지더라도 역전 스토리의 주인공을 기억하며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이 세계의 희망을 소개하는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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