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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쓸 돈 많다고 매년 빚내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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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남우 울산과학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
  • 승인 2018.01.16 22:30
  • 댓글 0

정부 주요 4개 재정사업 시행땐
국가채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
현실적 재원확보 방안 준비해야

이남우울산과학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당선 이틀 뒤인 1997년 12월20일 임창열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불러 나라 곳간 형편을 물었다고 한다. 외환위기를 맞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 지원을 공식 요청한 지 한 달째 되는 날이었다. 
임창열 부총리는 “외환보유액이 38억달러에 불과하며 IMF 지원을 받더라도 한 달 뒤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를 갚기엔 역부족”이라고 답했다. DJ는 자서전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충격이었다. 나라의 금고는 텅 비어 있었다. 기가 막혔다”고 적혀있다. 

DJ의 말은 반은 사실이었다. 다른 하나의 금고, 국가재정은 상대적으로 튼튼했다. 당시 국가채무는 60조3,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1.4%에 불과했지만 정부가 금융회사 부실 정리를 위해 168조7,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었던 것도 튼튼한 나라의 곳간 덕이었다. 
재정건전성은 이처럼 위기 때 큰 힘을 발휘한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626조9,000억원으로, GDP 대비 38.3%로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채무 규모는 열 배, 채무비율은 네 배가량 급증했다. 정권이 교체 될 때마다 복지 확대 등 표심잡기 정책을 쏟아내면서 재원 조달 마련 적자국채를 남발한 탓이다. 국채는 1997년 28조6,000억원에서 지난해는 587조5,000억원으로 20배가량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신설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 등 정부의 주요 4개 재정사업만 시행해도 국가채무는 2040년에 GDP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채무 규모는 2020년 906조원, 2040년 4,703조원, 2060년 1경5,499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추정됐고 국가채무 비율은 2020년 46.6%, 2040년 104.3%로 늘어나는 데 이어 2060년에는 194.4%로 200%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했다. 

 더구나 국가채무의 질도 좋지가 않다. 국가채무는 금융성 채무와 적자성 채무로 나뉜다.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국민주택기금 등 금융성 채무는 외화자산이나 대출금 등 대응자산을 보유한 채무다. 따로 재원을 마련하지 않아도 융자금 회수, 자산매각 등 자체 수단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회계 적자보전용 국채나 공적자금 국채전환 등의 적자성 채무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대응 자산이 없다. 빚을 갚으려면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현 세대가 자식 세대에게 세금부담을 떠넘긴다는 점에서 ‘질 나쁜’ 채무인 것이다.

여기에 공무원 증원에 따른 정부지출은 향후 30년동안 국가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될 것이다. 공무원 연금은 정부 돈이 반드시 들어가는 경직성 예산이기 때문에 만약 조세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국가채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복지예산은 일단 도입되면 자동으로 늘어나는 속성을 지닌다. 더구나 친서민복지에는 여야가 따로 없어 국회심의 과정에서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전체 가정의 보육비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하자 정치권에서는 곧바로 양육수당 지원대상도 확대하자는 얘기가 바로 나온다. 정부의 각종 세제 개편으로 턱없이 늘어나는 세금 부담에 납세자들은 허리가 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으로 소득은 정체됐거나 줄어들고 있는데 세금과 4대 보험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른다. 

국가가 수입이 부족해 국채를 80조원을 발행하고 있는 현실에 실효성과 재원확보 방안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여야가 선심성 지원을 다투어 늘리려는 포퓰리즘에 매몰돼 있다. 우리는 노령화와 통일이란 무거운 미래과제를 생각하고 경직적 복지예산 항목의 확대나 추가에 최대한 신중한 태도를 취해 주길 당부하고 싶다.  ‘그림자부채' 양성화와 그 체계적 관리 등을 통해 재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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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우 울산과학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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