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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카멜레온이 사람에게
17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PDF
  • 김성민 시인
  • 승인 2018.01.16 22:30
  • 댓글 0

몸 색깔 밋밋하고
두 눈 푹 꺼졌고
다리는 쓸데없이 길기만 하고
참 재미없게 생겼구나
애걔, 고 짧은 게 혓바닥이라고?
쯧쯧 안됐다…….

 

김성민 시인

◆ 詩이야기 : 주변 환경에 맞게 자기 몸 색깔을 바꾸는 신공. 움직일 듯 멈춘 듯한 신중한 스텝.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처럼 순식간에 긴 혀를 쭉 뻗어 먹이를 낚아채는 신기. 카멜레온님이시다. 이 분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하느님은 이런 모습을 상상해내셨을까 신비롭기만 하다. 물론 주어진 환경에 대한 치열한 생존방식으로, 자신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가지게 된 능력이겠지만 보면 볼수록 정말 희한하게 생겼다. 여기까지가 인간인 나의 생각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카멜레온은 ‘인간이란 피조물은 참 재미없게 생겼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타고난 능력도 별로 없으면서 몸 색깔 단조롭고 그걸 감추기 위해서 옷이라는 걸 해 입기는 하지만 영 어설퍼 보일 거다. 눈동자는 굴려봤자 한쪽 면만 보는 거 같을 거고, 긴 다리로 바쁘게 쫓아다녀봤자 별 볼 일 없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살면서 절감하는 ‘입장 바꿔 생각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 오, 우리의 위대하신 카멜레온님.  
◆ 약력 : 김성민 시인은 2012년「창비어린이」동시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동시집 「브이를 찾습니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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