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정 기자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북구문화예술회관이 상조업체에 공연장을 대여해주고 곤욕(본지 2017년 2월9일자 울산문화예술회관, 상조업체에 공연장 대관 ‘구설수’·2월12일자 북구문예회관 ‘상술 포장된 공연’ 결국 마찰)을 치렀다. 기사가 나간 다음날 기자가 운영하는 SNS에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그런 공연을 어떻게 허가해줬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공연 영상을 찍어 기사화하려했는데 왜 미리 쓰냐” 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회관이 허가해 준 공연은 길거리나 전통시장, 아파트 계단 입구에 많이 볼 수 있는, 바로 그 ‘북한예술단’ 무료공연초대권을 들고 가면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대관 담당자들은 ‘대한노인회’ 타이틀과 ‘보건복지부’ 이름이 들어간 서류에 속았다고 하지만 업체이름을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 봐도 ‘공익’과는 무관한 상품판매 공연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연지 23년째다. 예산은 7배, 공연일수와 관람객수도 두 배 이상 늘었다. ‘공연시즌제’ 도입, 홍보마케팅 부서 신설, 개방형 직위 관장 임명 등 외형의 변화와 함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공연·전시분야 등 실무책임자는 여전히 순환형 보직의 행정공무원이어서 기존 시스템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요 인력까지 개방형 전문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전문성에 있어서 보다 견고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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