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인 중 책 1년에 1권 이상 읽는 사람 52.6%
울산도서관 장서 6만권 입고 등 개관 준비 순조 
도서관 적극 활용해 책 읽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이동재 울산도서관 자료정책과장

‘남아수독오거서’란 말은 장자(莊子)의 천하편에서 유래한 말이나, 사실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부귀필종근고득(富貴必從勤苦得, 부귀는 반드시 애써 노력함에서 얻어지고)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남아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라고 시작(詩作)해 유명해진 말이다. 다섯 수레 만큼이나 많은 독서량이 한 개인의 수양과 계발에 필수불가분의 요소가 되는 것으로 널리 비유되며 쓰이는 표현이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수레 하나에 약 1,500~2,000권의 책을 실을 수 있다고 하니, 다섯 분량의 수레에는 약 7,500~1만권 정도의 책을 실을 수 있다. 당나라 시대 평균수명을 60세로 잡는다고 해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달에 평균 10~13권을 읽어야 진정한 남아(男兒)가 된다는 말이다. 물론 무조건 다독(多讀)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독서가 개인과 사회 문명 발전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OECD 가입국가의 만 15세 이상 국민 중 1년에 1권 이상의 책을 읽는 사람의 평균 비율은 76.5%이고, 북유럽 선진국의 경우 85%, 한국은 74.4%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울산 시민 중 1년에 1권 이상의 책을 읽는 사람의 비율은 52.6%이며 17개 시·도 전체 평균은 59.9%로 조사됐다. 경제적 수치로만으로 볼 때 울산은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이 5만불을 상회하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독서율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내용 중 울산과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알아보면, 책을 읽는 성인의 1년 평균 독서량은 6.6권이며 주중 하루에 22분 정도 독서에 할애하고 있다. 책을 읽지 않는 성인의 경우 독서를 못하는 장애요인은 시간이 없어서, 휴대전화이용․인터넷․게임, 다른 여가활동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옛사람들은 한 달에 최소한 10권 이상의 책은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오늘날 우리는 일년 내내 책을 아예 읽지 않는 사람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도 한 달에 0.5권 정도의 독서량이라 하니 머쓱해진다. 

우리가 잘 아는 나폴레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틈틈이 독서를 했고, 링컨, 루즈벨트 등 미국 대통령 대부분은 역시 엄청난 독서가들이였다. 현재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도 밤 10시 전에 일을 마무리하고 잠자기 전까지 3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고 한다. 세계 역사를 바꾼 혁명가 마오쩌둥, 체케바라에게도 독서는 일상의 습관이었다.  

독서의 중요성은 비단 남자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동서고금 남녀노소 모두에게 해당됨은 재차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꼭 평생 다섯 수레 정도의 독서량은 아니더라도 이제 울산시민이면 누구나 독서를 일상화해 울산이 물질적 양식뿐만 아니라 정신적 양식도 풍족하게 누리는 도시로 거듭 났으면 한다.   

지난 일요일 울산도서관에 개관장서 14만5,000권 중 6만권이 입고됐다. 서울에서 울산까지 거대한 현대식 수레에 수송돼 온 6만권의 위풍당당한 장서를 보니 울산의 미래가 새삼 밝게만 느껴진다. 다양한 분야의 신간 및 추천도서와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정보소외계층의 지식격차 해소를 위한 특성화 콘텐츠와 전자책, 전자저널 등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정보자원을 확충해 향후 5년내 총 30만권의 장서를 구축해 명실상부한 울산지역 대표도서관으로서의 위용을 갖출 것이다. 또한 ‘생애 주기별 독서활동 참여기회 확대’ ‘다양한 독서모임 활성화’ ‘도서관 인문학 프로그램 확대’ ‘지역독서운동 전개’ 등을 중점 추진할 것이다.      

leader가 곧 reader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작게는 자기 자신과 가족 크게는 사회와 나라 그리고 세계를 이끄는 리더(leader)라고 한다. 책을 읽는 만큼의 역량을 갖는다는 것이다. 울산은 흔히 성공 DNA을 계승․발전하고 체화해온 도시로 불린다. 이제는 그러한 성공 DNA 속에 책 읽는 습관의 유전자를 좀 더 저장해야 할 때다. 책 읽는 도시가 되기 위한 환경과 여건이 갖춰지고 있는 만큼 우리 울산이 ‘더 그렛잇 시티 오브 리더(the great city of readers)’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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