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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백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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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8.03.05 22:30
  • 댓글 0

세상에는 피었을 때보다 질 때가 아름다운 꽃이 있다. 한자로 목근(木槿)이라는 우리나라꽃 무궁화가 그렇다. 무궁화가 질 때를 보면 마치 하얀 옷을 접듯이 꽃잎을 서서히 접어 피기 전의 봉오리로 되돌아간다. 어쩌면 살았을 때 저지른 잘잘못이나 영욕과 희비애락, 그 모든 인생을 깨끗이 포용하듯 접어싸들고 떠난다. 그 마지막 모습은 낙화암에서 발을 떼듯 사뿐히 져 땅에 동화돼 버린다.


꽃은 대체로 질 때를 알아서 지면 아름다운 마지막 모습과 함께 예찬 받는다.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하리오? 꽃이 진 좁은 길 쓸지 않고 두었다가 님 오시니 처음 사립 열고 맞이한다’고 읊지 않았던가. 그러니 꼴볼견인 것은 질 때에 지지 않는 꽃이다. 


‘채근담(菜根譚)’에 권력이나 세도에 붙어 얻은 부귀영화는 꽃병에 꽂힌 꽃으로 미구에 시들어도 꽃잎이 지지 않아 저 스스로는 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꽃이 질 때 지저분하고, 개미 떼가 몰려드는 꽃일수록 꽃이 화려하고 향기도 진하다. 그 영화(榮華)에 미련을 못다버려 개미를 유인한다. 무궁화가 질 때완 반대다.


꽃의 매력은 곱건 밉건, 피건 지건 침묵 때문에 아름답다고 말한 것은 야생(野生)을 살아본 헨리 소로다. 낙화를 바람탓 않고 꽃잎 차에 타 마신다고 빗댔음은 의리 지킴이겠지만 애오라지 꽃진을 감지하여 차라리 낙화유수(落花流水)를 읊조리는 것만 못하다. 


백일홍(百日紅)에는 초(草) 백일홍이 있고 목(木) 백일홍이 있다. 꽃이 피어 백일 동안 붉다 하여 얻은 이름의 나무 백일홍은 당나라 때 관아(官衙)의 뜰에 많이 심었다. 이처럼 초화 한 그루 심는데도 의미를 부여했는데, 관아에 집중되게 마련인 권력이나 세력은 무작정 오래 못간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가르침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석 임기 제한을 없애는 개헌에 나섰다. 이른바 ‘시(習) 황제’ 등극에 대한 반대여론을 의식해 보도 통제까지 삼엄하다. 21세기의 황제를 뽑는다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엔 ‘백일홍’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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