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예 취재2팀 기자

최근의 일이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인 일명 ‘공연장 언니’와 커피 한 잔 마셨을 때 이야기다. 

요즘 ‘미투 운동(#MeToo)’으로 대한민국이 난린데, 잠시 피신해있던 모 연출가의 안부 아닌 안부가 들려왔다는 전언. 

그 연출가는 뒤풀이 자리에서 여배우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져 신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술 먹고 노래 부르면서 같이 춤추고 뭐 그거 밖에 없었다”는 그의 발언에는 억울함만이 가득했던 기억이다.

또, 최근의 일이다. 같은 혐의에 대한 소환 조사를 앞뒀던 배우 조민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한창 불붙고 있는데, 가해자의 죽음으로 피해자가 새로운 가해자로 전락해버리면 어떡하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민기가 남긴 유서가 된 편지글 중 “엄격한 교수가 될 수밖에 없었고,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다”는 문장에 다양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반성 없는 자세에 대한 비판 또는 언론의 경쟁적 보도에 대한 지적 등이 함께 봇물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투 시작 한 달이다. 성범죄 피해 사실 밝히며 심각성 알리는 운동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 시작은 어땠고 어느 지점에 와 있으며, 어떻게 승전보를 올릴지 고민해야할 때다. 

우리는 과연 달라지긴 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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