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아 취재 1팀

‘유비무환’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들을 우리는 ‘현명하다’, 혹은 ‘지혜롭다’라고 표현한다. 헌데, 나라의 살림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유비무환’의 자세를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중국 정부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로 인해 전국적으로 벌어진 재활용품 수거 거부 등의 사태를 바라보면서 하나같이 ‘곪아 터질게 터졌다’라는 반응이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7월 ‘외국 쓰레기 수입 금지 및 관리제도 개혁 방안’에서 발표한 생활 폐비닐, 폐신문, 폐직품, 바나듐 부스러기 등 4종류 24개 고체폐기물 수입을 올해부터 중단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그럼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국내 업체들의 재활용품 수거 거부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수거거부 사태를 일으킨 국내 업체들도 ‘현명하지 못한 행위’에 대해서 자유로울 순 없는 입장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아무런 잡음 없이 수거해 가던 것을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무작정 수거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쓰레기 배출은 일상생활의 일부다. 이미 시민들의 삶 속에서 짧게는 수년간, 길게는 십수년간 정형화되고, 습관화 된 일이다. 완벽한 분리배출방법이 아닐지라도 이를 방조한 것은 업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 룰을 준비도 없이 바꾸는데 따라가기 쉽지 않다. 심지어 공동주택과의 계약사항인 것을 이행하지 않는 행위 역시 규정을 어긴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로 미리 준비하지 못한 지자체들은 업체들의 아우성을 잠재우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 급한불을 껐다. 하지만 바뀐 것이 없다. 여전히 중국은 빗장을 걸고 있고, 판로는 막힌 상태다. 결국 재활용품 등 폐기물 처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계속될 수 있다. 

물론 살림을 사는 자들과, 업체에 모든 것을 떠넘길 수는 없다. 폐기물을 배출하는 우리들도 룰을 정확히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노력이 우리의 생활을 지키고, 지구까지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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