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임금·단체협약 개정안
  최저임금 피하려는 꼼수
  노조 무력화 내용 가득차
  뭉쳐 싸워 가족·일터 지켜야”
  27일 개표 결과 나올 듯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는 노조가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24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앞서 지단별 쟁대위를 차례로 출범한 데 이어 지부 차원에서 투쟁 동력을 결집한 것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24일 노조 사무실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노조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전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찬반투표는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나흘간 열린다. 개표는 마지막날인 27일 오후 5시 30분께 사내체육관에서 예정돼 있고, 결과는 당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지난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노조는 이날 쟁대위 출범으로 조합원들의 투쟁 동력을 끌어모으면서, 찬반투표 가결도 독려했다. 

노조 측은 “임금 반납과 노동조건 후퇴는 우리 모두의 생존권 문제고, 집행부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멈추게 하는 노동자의 강력한 무기, 쟁의권을 압도적인 가결로 확보해 다시 한번 뭉쳐 싸우는 길만이 가족과 일터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가 가결되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올 초 2016·2017년 임단협 타결 이후 집행부에 대한 신임이 상당히 떨어졌고, 조합원들간 결속력도 낮아진 탓에 투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회사가 기본급 20% 반납 등을 담은 2018 임금·단체협약 개정안을 제시한 데 대해 노조는 “최저임금을 피하려는 꼼수와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노조는 14만6,74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자기계발비 20시간→30시간 확대, 성과급 250%+α, 총고용보장(고용안정협약서 작성) 등을 담은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이에 회사는 곧바로 ‘2018 임금·단체협약 개정안'이라며 △기본급 동결 △경영 정상화까지 기본급 20% 반납 △월차유급휴가 폐지 후 기본급화 △연차유급휴가 근로기준법 적용·사용 촉진제도 명시 △지각·조퇴시 해당 시간분 임금 감액 규정 신설 △불임수술 휴가(3일) 폐지 △임금피크제 적용 만59세→만56세 △노조활동 보장 인정 시간 축소 등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회사는 구조조정 규모를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일감 부족에 따라 올 하반기 3,000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한다는 회사 측의 주장으로 미뤄 구조조정 규모는 수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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