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책은 ‘무용지물’
지역민과 소통 없인 원자력 발전 없어
지속적인 소통·공감으로 신뢰 높여야

하재곤새울원자력본부 대외협력처장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청와대는 핵심 키워드로 평화, 외교를 포함 다섯 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소통’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 가운데 핵심이 ‘소통’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국민 참여로 만드는 국정과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온라인 국민청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고객의 소리를 듣고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고객들과의 소통 없이는 기업의 생존도 어려운 시기가 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한창인 IT시대에 고객과의 소통으로 오프라인에서 승승장구 하는 기업이 있다.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일본의 츠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이다.

츠타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책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츠타야 서점에서는 책과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츠타야 서점은 창업 시절 도서, 음반, DVD 대여점에서 시작해 음반, 문구, 소품, 전자제품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복합매장으로 영역을 확장 했을 뿐만 아니라 커피 전문점, 편의점까지 입점하는 복합문화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요즘 도시에서 접할 수 있는 대형 서점 모델이 시초가 된 곳이다. 한발 더 나아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사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츠타야 서점이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점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는 것이다. 츠타야 서점의 CEO인 마스다 무네아키는“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답이 나온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엮어 펴낸 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제안하면 계약은 성사된다. 답을 알 수 있다면 기획은 백발백중인데 다들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답을 찾으려 하지는 않고 한방만 노린다. 장사에서 그 답을 발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된다. 혹은 고객의 기분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매장을 열기 전 매장을 찾는 고객의 입장이 돼 고객의 기분으로 매장을 바라본다고 한다. “나라면 과연 가고 싶은 곳인가? 어떤 길을 지나서 어떤 풍경을 보며 매장을 방문하는가? 다양한 고민을 통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그렇게 고객의 기분으로 답을 찾고 성실하게 그 답을 실현하면 고객은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한다. 즉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인 것이다.

정부나 기업이나 국민과의 소통, 고객과의 소통이 최대 화두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아무리 좋은 상품을 내놓아도 정책이나 상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소통은 더욱 더 중요하다. 원자력 사업자인 한수원도 마찬가지다. 원자력발전이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지역민들과의 소통 없이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 될 수가 없다.

원자력 사업자인 한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들과, 특히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민간환경감시기구, 원자력안전협의회, 원전소통위원회 등 정례적인 회의체를 통하여 주기적으로 원전운영에 대해 소통과 자문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인근 25개 마을과 새울본부 각 팀을 연결해 ‘1촌 1팀 자매마을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에게도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통한 원전운영정보 제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후속조치에 따라 최근 신고리 건설 시민참관단을 발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건설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기 위한 활동인 것이다. 열린 자세로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서로 배려하고 공감할 때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는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정보가 빠르게 유통되고 넘쳐 날수록 소통은 더욱 더 중요한 가치로 다가온다. 츠타야 서점 CEO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철학처럼 “오직 고객의 입장과 고객의 기분으로 생각하면” 기업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있다. 한수원도 “오직 국민과 지역민의 입장과 기분으로 생각하면” 원자력에 대한 신뢰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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