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가장 독특한 관광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매년 2,000여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118개의 섬과 150여개의 운하, 400여 개의 다리로 이루어진 지구상 유일의 물위에 떠 있는 도시. 자동차가 없는 대신 ‘곤돌라’라는 작은 배가 좁은 골목과 운하를 다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주거 지역이 관광지로 변하고 임대료가 급등하자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최근엔 유명한 산마리노 광장에서 ‘관광객 꺼져라’는 팻말을 든 주민 시위까지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반(反) 관광객’ 정서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과잉 관광(over tourism) 해결책을 내건 시장 후보가 당선됐다. 

“여긴 더이상 도시라고 할 수 없어요. 유럽의 놀이공원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놀고 먹고 마시고 파티를 하려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요” 최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한탄이다.

인구 85만명의 암스테르담은 연간 1,80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로 심각한 ‘디즈니피케이션(Disneyfication)’ 현상을 앓고 있다. 디즈니피케이션이란 도시가 미국의 대표적인 놀이공원 ‘디즈니(Disney)’처럼 변해간다는 뜻의 조어(造語)로 최근 유명해졌다. 

1991년 뉴욕대 피터 팔론 교수가 이 말을 처음 쓴 후 도시가 고유의 정취를 잃고 점점 관광객을 위한 놀이공원처럼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암스테르담 시에서는 집주인들이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집을 빌려주는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집세가 치솟았다. 에어비앤비로 집을 빌린 여행객들의 고성방가 밤샘 파티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관광 규제안을 통과시켰다. 유서 깊은 도시이자 다양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암스테르담이 관광업에서만 쏠리고 있어 다양한 가치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가 대표적 ‘디즈니피케이션’이 되고 있어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객이 급증한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 등에서는 소음과 사생활 침해를 못견디겠다는 주민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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