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가 반구대암각화 주변 학술발굴조사에서 발견한 초식.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에 대해 현장설명회을 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육식공룡(위)과 초식공룡 발자국 모습. 우성만 기자

국보 제285호이자 선사시대 인류의 흔적인 울산 울주 반구대 암각화 근처에서 1억 년 전 공룡발자국 화석 30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앞으로 진행되는 추가조사에서의 ‘새로운 발견’이 수년째 답보상태인 암각화 보존책에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발굴 현장인 반구대 암각화 북동쪽 암반에는 육식과 초식공룡발자국들이 군데군데 선명했다. 공룡들이 걷다가 오른쪽 발이 휘어진 자국, 날카로운 발톱이 그대로 찍힌 자국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날 지난 3월 8일부터 착수한 반구대 암각화 발굴조사 결과, 암각화 하천 암반에서 중생대 백악기(약 1억 년 전)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 16개와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 14개 등 30점을 확인하고, 하천과 구릉 지역 지형 형성 과정 관련 기초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구소는 지난 2013년에도 암각화 앞쪽 강바닥과 구릉부를 조사, 공룡발자국 화석 81개를 발견한 바 있다. 발자국 화석 중 육식공룡은 2개, 초식공룡은 79개였다.

발굴현장에서는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함께 반구대 암각화의 새로운 보존 방안 해법 마련을 위한 자문회의가 열렸다. 울산시 추천 전문가 3명과 문화재청 추천 4명의 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그간 진행해온 암각화 우측 전면(1,200㎡) 발굴조사 결과 보고와 향후 발굴계획·발견유적 보존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발굴조사 결과 발견된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 16개와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 14개의 보존가치 논의가 핵심이었다.

현장을 방문한 황재하(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문위원은 “반구대처럼 하천이 흐르는 덴 보통 화석 보존이 잘 안되기 마련인데, 이번 화석은 건열과 생흔 등이 가장 잘 나타난 케이스”라며 “이를 통해 당시 이 곳의 고기후를 연구할 수 있는 정보를 얻고, 암석 물리화학적 특성도 유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육식공룡발자국 4점은 대부분 보존상태가 좋은데다가 소형육식공룡이 남긴 보행렬이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육식 공룡 4마리가 이 곳에서 16개의 발자국을 남겼다는 것이다.

공달용 연구관은 “발자국들은 암각화 북동쪽으로 3~4m 두께의 하상 퇴적층을 제거하면서 노출된 암반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현재 암각화의 물이 고여 있는 아래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 연구관은 “이번 조사된 하상 퇴적층은 사연댐 축조 이전과 이후의 퇴적층으로 확연히 구분돼 있었다”며 “오는 28일부터는 발견된 공룡발자국을 3D기록화하고, 정밀 분석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관련, 일각에선 반구대 암각화 부근에서 공룡발자국 화석들이 잇따라 확인됨에 따라 이를 보호키 위한 대안으로 제기돼온 제방 등의 인공시설물 건립 안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거라는 의견이다. 다만, 이번 발자국들이 발견된 곳은 울산시가 설계한 생태제방이 들어설 자리와는 무관한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반구대 암각화는 1965년 사연댐 건설 이후, 반세기 동안 침수와 외부 노출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보존 대책으로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 설치안이 제기됐지만 실패했고, 생태제방 축조안은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한편, 연구소는 지난 3월 8일부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유적 2차 발굴조사’에 착수했다. 발굴조사는 오는 11월까지(실 조사일수 100일) 이어진다. 이는 지난 2013년 발굴조사 결과, 암반층에서 81개 이상의 공룡발자국이 확인된 이후 추가 자연문화유산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다예 기자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