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을 가져다 주는 데 필수적인 3대 호르몬은 세로토닌, 옥시토신, 멜라토닌이다. 옥시토신은 사랑의 호르몬이다. 엄마가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일 때 지고(至高)의 행복과 사랑으로 넘친다. 옥시토신 때문이다. 하지만 젖먹이 자식은 자라서 부모의 품을 떠나야 할 때에 이르면 그렇게 넘쳐나던 엄마의 옥시토신이 사라지게 된다.

부모에게 영원히 희생만을 기대하지 말아야 하며 그들의 희생은 키워준 것으로 끝나야 한다. 성인이 되면 언젠가는 부모의 길을 가야 한다. 그런데도 경제적으로 독립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자식은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한다. 불황 속에 이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 족(族)이 우리나라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도 최근 경제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16년 기준 25~29세의 자식들 33%가 부모·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황기였던 1980년대 13%의 3배에 가깝다. 부모 세대보다 직장을 갖기 어려운 게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다. 미국 18~34세 젊은 남성 중 직장을 가진 사람은 2014년 기준 71%였다. 1960년의 84%보다 한참 꺾였다. 

매정한 것 같지만 30대 아들을 상대로 ‘독립해 살아라’고 소송을 낸 미국 부모가 결국 승소했다. 

뉴욕 주 법원은 뉴욕 북부 카밀러스에 사는 마크 로톤도 부부가 아들 마이클을 상대로 낸 강제 퇴거(退去) 소송에 “부모의 아들 퇴거 권한을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로톤도 부부는 올 6월이면 만 31세가 되는 마이클에게 지난 2~3월 5차례 편지를 보냈다. “1,100달러(약120만원)를 줄테니 집을 구해 독립하라. 2주 안에 나가지 않으면 강제로 쫓아내겠다. 너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일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였다. 그런데도 아들 마이클은 거부했고 결국 소송으로 법원은 사상 최초의 ‘캥거루족 강제퇴거 판결’을 내리게 됐다.

마이클은 대학 중퇴 후 직장을 가졌으나 해고된 뒤 부모 집에 들어와 8년째 살아왔다. 마이클은 법정에서 “법적으로 6개월 시한을 두고 퇴거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퇴거 판결이 나오자 “터무니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니 배짱이 놀랍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