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자력발전소 중수(냉각수) 누출로 29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등 월성 중수로 원전에서 잇따른 사고가 발생하자, 인접한 울산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자력본부 월성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냉각수 누출 사고와 관련해 현장 조사단을 파견, 누출량, 방사선 영향 등을 조사하고 있다.

월성 3호기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6시44분께 계획예방정비 중 작업자의 밸브조작 실수로 냉각수가 누출돼 근로자 29명이 방사능에 노출됐다. 누출량은 전체 냉각수 205t의 1.7%에 달하는 3.6t이다.

월성원전의 냉각재 누출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월성 3호기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밸브 고장으로 냉각수가 누출됐다. 월성 4호기에서도 지난 2013년 정비작업 중에 냉각수가 원자로 건물 내부에 누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원전 24기 가운데 월성 원전 1~4호기 4기만 중수로 원전인데, 이런 중수로 원전은 경수로에 비해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중수로는 냉각수로 쓰는 중수의 경우 삼중수소 유출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중수로 원전은 경수로와는 전혀 다른 모형이기 때문에 안전점검 시스템이 전혀 다르고, 압력관이 380개나 설치돼 있어 지진에 더 취약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월성원전으로부터 25km 반경 안에 수십만명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울산지역에서는 이런 잇따른 사고에 우려가 높다. 20만명이 가까이 거주하는 울산 북구지역 도심의 경우 월성원전과 불과 17km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경주와 포항 지진 발생 이후에는 내진 성능(규모 6.5~7.0)이 매우 낮은 월성 원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사고에 대해 방사능이 외부로는 누출되지 않았고 원자로도 안전한 상태이며 작업자도 피폭량이 많지 않아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중당 울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월성원전 측은 외부누출이 안 돼 앞선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별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원자로의 냉각재 누출은 가장 심각한 사고”라며 “계속된 사고로 안전에 취약한 월성원전 3호기를 비롯해 중수로 핵발전소 4기의 가동을 즉각 멈추고 폐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냉각재의 과다 누출은 후쿠시마 원전처럼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고, 누출된 냉각재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로 핵발전소 노동자 및 인근 주민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다.

경북 경주환경운동연합도 성명을 통해 “작업자 실수로 밸브가 열렸더라도 중수가 3.6t이 배출되는 긴 시간 동안 밸브를 차단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며 “민관 합동 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냉각재 누출 양과 비교하면 작업자 피폭량이 너무 낮게 보고돼 사고 당시 삼중수소 농도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삼중수소가 격납건물 외부로 배출되는 상황에서 인근 주민에 대한 방호조치를 어떻게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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