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천산업단지아스콘공장설립저지특별위원회 및 상북면 주민들은 18일 시청 앞에서 "길천산업단지 내 아스콘제조공장 건립 결사반대" 집회를 가졌다. 임경훈 기자

울산 울주군 길천산업단지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공장 조성과 관련한 반발이 기존 주민뿐만 아니라 산단 산업체, 요양병원으로까지 확산됐다.

18일 울산시청 앞에는 “길천산단에 발암물질이 발생하는 아스콘 공장 신설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퍼졌다.

이번 반대 집회에 참가한 곳은 50개 입주업체의 길천산업단지협의회, 관자재병원, 파인힐병원 상북면 35개 단체와 22개 마을 대표로 구성된 길천산단아스콘공장설립저지특별위원회 등이다.

기존 주변 마을에서 상북면 전체로, 또 산단 업체와 병원까지 합세하면서 반발 규모가 상당히 커진 것이다.

길천산업단지협의회는 “울산시는 애초 자동차, 트레일러, 장비 제조업으로 유치업종을 제한했으나, 2차 2단계 공장용지를 분양하면서 협의도 없이 최상단 5필지에 이른바 ‘소극적(nagative) 규제구역’으로 지정해 일부 제한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입주가 가능하도록 했다”며 “이 가운데 3필지를 주민과 산단에 미치는 영향 검토 없이 아스콘 업체에 분양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아스콘 공장 주변의 역학조사 결과 1급 물질인 벤조피렌과 라돈의 검출이 확인돼 기존 공장 이전과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며 “벤조피렌은 화석연료 등이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인데 국내에서는 배출량과 대기농도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공장허가 항목에도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350명이 수용돼 있는 관자재요양병원과 암환자 중점병원인 파인힐병원 등이 지척에 위치해 있다”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노약자, 암환자, 산단 근로자,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로 구성된 길천산단아스콘공장설립저지특별위원회는 “8,000여명인 상북주민의 20%가 넘는 1,700여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까지 제출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며 “태화강 발원지에 유독물이 퍼지고 마을과 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상북면 전체와 언양읍까지 유해먼지가 퍼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울산불교환경연대도 길천산업단지 내 아스콘 공장이 들어서면 주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아스콘 공장 부지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분양한 땅을 회수할 것을 울산시에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이미 계약금과 중도금이 납입된 상황이어서 입주가 불가피한 실정으로, 입주업체는 계약포기 의사가 없고 45억원 상당의 장비 수입이 완료된 데다 대출금도 70억원에 이른다”며 “환경 배출기준을 준수할 수 있는 방지시설을 필수적으로 설치할 것을 별도 약정했고, 위반할 경우 강력히 조치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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