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

둥그런 뽀얀 살집
탱탱하게 부풀어져

복사꽃 흐드러진
연분홍빛 어느 봄밤

보름달
그 환한 둘레
꼭지가 여물었다

●모든 개체는 성숙의 절정을 맞게 된다. 그런가 하면 안으로만 숨겨왔던 여성스러움의 비밀, 그 비밀이 농익어 달무리 서는 환한 보름밤에 새로움을 발견했나 보다. 어쩌면 이는 모성애의 본능을 알리는 신호일 것이다. 만물이 다 그렇다. 영양분을 공급하는 젖줄이 튼튼해야 후세도 있게 되는 법이니 말이다. 꼭지 없는 삶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 튼실한 동아줄이 우리의 어머니이고 선조임을 알자.

●시조시인 이태순(李泰順·1960년~ ). 경북 문경 출생. 2005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 데뷔.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지 우수작품 선정. 2008년 삶과꿈 엔솔러지 ‘2008 좋은 시’ 선정. 시조집 《경건한 집》, 《따뜻한 혀》, 《북장을 지나며》 등. 오늘의젊은시조시인상,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등 수상. 시조모임 「이천」 동인. 나래시조 편집위원, 열린시조학회, 오늘의 시조시인회의 회원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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