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폭염경보도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20일에는 울산대교 상판이 폭염을 견디다 못해 망가졌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폭염보다 시민들을 더 열불나게 하는 뉴스가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울산은 폭염이 계속되는 7월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인 말이 유독 많았다. 문제는 이 같은 울산의 미세먼지 원인을 분석해보니 공단 배출물질의 광화학반응에 의한 2차 미세먼지라는 것이다. 시민 건강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달 10일부터 나타나고 있는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원인을 지상·위성 관측자료, 기상자료, 배출원 및 배출량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울산과 부산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지난 13~19일 경우, 북태평양고기압 내에 국지순환이 일어나 영남 남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대기정체가 발생했다. 이날 고기압권에서 고온으로 광화학 반응에 의한 2차 미세먼지 생성이 활발하게 일어난 것으로 관측됐다. 다시 말해 오전에 북서풍, 오후에 남동풍이 반복돼 오염 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역 내에서 순환한 것이다. 특히 울산의 경우, 광화학 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낮 시간대 (낮 12시~오후 4시)에 급격한 PM2.5 일평균 농도 증가가 나타났다. 또, 해당 반응으로 생성된 유기물질이 미세먼지 성분의 44%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연히 울산에 밀집돼 있는 공장들이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엔 국내 대형 사업장의 약 23%, 석유정제품 제조업의 약 31%가 자리 잡고 있다. 울산의 아황산가스(SO2) 배출량은 단위면적 대비 전국 1위,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여름철에도 대기 정체, 광화학 반응, 공장 배출 조건의 합이 맞으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울산의 미세먼지가 지역 산단에서 배출되는 배출물질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은 그동안 수차례 이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환경부가 23일 미세먼지에 대응해 합동 특별점검과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울산의 미세먼지 대책은 다른 도시의 미세먼지 대책과 달라야 한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공단에 있는 만큼 공해물질 배출 저감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국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