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식수 및 공업용수' 이슈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20일 울산시의사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8회 화학네트워크 및 이채익 국회의원 공동 심포지엄에서 패널들이 맑은 물 확보 및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우성만 기자  
 

영남판 ‘대(大)수로’ 공사를 통해 낙동강 수계 수자원(생활용수)을 재분배 할 경우 울산이 직면한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철호 시장 부임뒤 울산의 맑은 물 정책의 접근방법이 바뀌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영남지역 지자체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제안이 나온 것이다.

낙동강 수계 댐을 통한 맑은물 공급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게 주된 골자인데 예산도 최대 2조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정부 설득을 위한 논리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서는 울산의 맑은 물 공급과 반구대 암각화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송철호 시장은 “물이 부족한 곳에는 항상 분쟁과 갈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식수와 공업용수’는 울산의 미래와 산업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명”이라면서 “이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대립하고 정부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설득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다함께 최선의 답을 찾아나가자”고 밝혔다.

#낙동강 따라 생활용수용 수로 건설

울산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이병호 교수가 20일 울산시의회 강당에서 열린 화학네트워크포럼에서 밝힌 맑은 물 식수확보와 암각화 보존 동시 해결 방안은 낙동강 하천 부지를 따라 생활용수용 수로를 건설, 대구와 경남, 부산 등의 상수원으로 활용하는 등 1급수의 맑은 물을 영남 전역에 공급하자는 것이다.

울산은 운문댐에서 대구로 공급되던 하루 30만㎥의 생활용수를 받고 대암댐 공급분 등을 합쳐 하루 55만㎥의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정이다. 공사비용도 최소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물관리 일원화로 실현 가능성 높아

낙동강 수계 수자원 재분배는 그동안 국토부 등에서 이분화 돼 있던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됨으로써 이같은 방안의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사연댐(대곡댐) 사수를 통한 청정 수원 확보가 그동안의 울산시 물정책이라면 최근의 흐름은 송시장의 물문제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동시 해결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 실현 가능성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방안은 풍부한 수량에도 지역별 수자원 공급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는 낙동강 수계의 도시들에 추가적인 댐 건설없이도 맑은 물 공급을 가능하게 하고 울산과 부산 등의 반대로 공단 건설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경북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구대암각화 둘러싼 논쟁도 해결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채익 의원은 이날 “물관리가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일원화됨으로써 수질과 수량을 동시에 컨트롤할 수 있는 수자원의 합리적 재배분을 위한 동남권 수자원의 통합관리가 이루어지면 울산의 맑은 물 확보는 용이해질 것”이라는 말로 이같은 말을 뒷받침 했다.

#패널토론에서도 강한 기대감

박주철 울산대 산업대학원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송종경 울산시 상수도본부 급수부장은 “지난 5월 28일 물관리일원화 관련 3법이 국회를 통과해 업무권한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넘어가고 중앙정부(국무조정실, 환경부, 문화재청)와 해당 지자체간(대구시, 구미시)의 협의를 통해 지금까지의 물 정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역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대감을 갖고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답보상태인 ‘울산권 맑은 물 공급사업’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 것.

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 오영애 소장은 “울산의 식수문제는 과학기술의 문제보다는 합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맑은 물에 대한 시민의 정서, 낙동강 원수에 대한 불신, 광역상수원 활용 등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해결에 나서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막학회 이용택 회장 “가뭄 지속으로 인해 산업계에서도 미래에는 해수담수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업용수 부족을 감당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며 “일명 ‘물공장’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통해 수처리 분리막 기술 및 해수담수화 기술이 하루빨리 산업현장에 접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석화단지공장장협의회 조일래 회장(한주 전무)은 “물이용부담금 증가로 기업들의 부담도 증가할 것”이라며 “석유화학단지의 안정적인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서는 통합 물공급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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