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곤 씨.  
 

울산 동구 주전몽돌해변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한 40대를 발견한 동구주민이 신속한 대응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동구 동부동에 살고 있는 김진곤(66·사진) 씨.

김 씨는 지난 20일 오후 4시10분께 밭일을 마치고 자택으로 귀가하던 중, 몽돌해변 소나무밭 인근 도로가에 있는 차량 한 대를 목격했다. 차는 도로가에 덩그러니 주차된 채 시동이 꺼져있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김 씨는 멀리서부터 예의주시했다. 처음에는 여름철 차량 온도를 내리기 위해 은박지돗자리로 앞 창문을 막아놓은 줄 알았다.

이와 더불어 김 씨는 최근 BMW 차량화재 사태가 떠올랐다.

이에 단순히 차량 외부에서 불이 났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자신의 차를 근처에 주차했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김 씨가 가까이 가자 차량 내부는 뿌연 연기로 가득했다.

이에 그는 순간적으로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고 직감하고, 창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김 씨는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고 있던 주민 한 명과 지인을 불러 세워 함께 구조를 시도했다.

다행히 차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이윽고 그가 문을 열자, 매캐한 가스 냄새와 불에 그슬린 냄새가 역하게 났다. 동시에 차 안에 쓰러져 있는 A씨도 확인했다.

김 씨는 급하게 A씨를 밖으로 꺼내 길가에 눕힌 뒤,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그는 발견 당시, A씨가 의식불명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 사이 이를 발견한 몽돌해변에 근무 중이던 안전요원 4명이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동부소방서 119구조대는 A씨에게 응급조치 후 울산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김 씨는 구급차가 현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구조대에게 상황 설명을 하는 등 끝까지 한 생명을 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워낙 연기가 가득 차 있어서 내부 확인도 잘 안됐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구조대가 차량구출 시도를 5분만 늦게 했으면 불상사가 일어났을 거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씨는 '내 할 일만 했을 뿐이다'며 '일단은 잘 됐고 못 됐고 간에 목숨이 걸린 일이었고,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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