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온산공단에 위치한 대정천에 어제 내린 집중 호우를 틈타 대규모 기름이 유출됐다고 한다. 본지 미디어팀이 촬영한 영상을 보니 폭우로 물이 불어난 하천 수면이 온통 기름띠다. 온산지역 환경단체에 기름 유출 제보가 들어 온 것이 오전 9시께, 본사 취재팀이 도착해 촬영한 시간까지 어림잡아도 두 시간 가까이 기름 유출이 확인된 것이다. 

기름띠는 취재가 시작되자 인근 기업의 직원들이 나와 확인한 이후에야 겨우 잦아 들었다. 현장 취재를 마친 후 감독 기관인 울산시에 확인하자 “냄새는 났지만 기름 폐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당연히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기름띠를 현장에서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장을 확인한 인근 기업 관계자도 “유출 사실이 없다”면서 발뺌하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증거를 대라’는 식인 것이다. 

취재 영상을 보니 이 하천으로 연결된 또 다른 대형 배수구에서도 갈색의 오염물질이 쉴 새 없이 배출되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인근 사업장에서 흘려보낸 폐수였다. 울산 지역은 전날부터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에 도로의 비점오염원은 이미 사라진 상황이다. 공장에서 고의로 폐수를 흘려보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오염물질이다. 

이번에 기름띠와 폐수 배출이 확인된 곳은 온산 앞바다와 불과 수 백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빗물과 함께 방류된 폐수는 그대로 온산 앞바다로 흘러들었을 것이다. 실제 취재팀이 대정천 물길이 지나는 하류에 위치한 업체 안벽을 확인 한 결과 대량의 기름이 확인 됐다. 안벽 곳곳은 이미 시커먼 기름으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이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들이 비가 오면 어김없이 하천으로 폐수를 방류하고 , 대기 중으로 유해물질을 내보낸다”고 증언했다. 관계 당국의 허술한 관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일부 악덕 기업들의 환경오염 불감증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자 신뢰경영의 첫걸음이다. 몇 푼의 처리비용을 아끼려고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일을 해선 안 된다. 특히 온산 앞 바다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곳이다. 
울산시는 폐수를 하천으로 몰래 버리는 악덕 기업들을 찾아내어 ‘일벌백계’해야 한다. 덧붙이자면 ‘사후약방문’식 단속으로는 악덕 기업을 찾을 수 없다.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단속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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