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형, 올해 여름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자연의 거친 흐름에 무기력한 삶의 모습들이 난무했습니다. 그러나 들판의 옥수수는 그 폭염에도 우적거리는 호흡으로 솟아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은 그렇게 내일을 위해 나아가는 용기를 전해줍니다. 요즘 아침과 저녁에 불어오는 바람은 시류에 쉽게 귀순하는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날씨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군요. 바람결에 공연소식 전하려합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제작한 악극 ‘갯마을’ 공연이 오는 8일 동구 대왕암공원 특별무대와 14일 울주군 범서읍 구영공원 특별무대에서 오후 7시 30분에 막이 오릅니다. 

# K형, 울산 출신의 단편소설의 거장 오영수선생의 원작 ‘갯마을’을 악극으로 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물어봅니다. “왜 악극이냐고?” 악극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악극을 ‘이수일과 심순애’로 상징되는 신파극으로 생각 할 것입니다. 하지만 구파를 극복하고 신파가 탄생했듯이 악극은 단순한 신파의 극이 아니라 우리네 정서를 연기와 서정적인 음악과 춤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장르의 창작 작업입니다.  

 # K형, 악극 ‘갯마을’은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들의 지난 시절 삶의 이야기입니다. 극중 주인공인 해녀 출신의 해순이처럼 바닷가에서 삶의 터전을 가꿨던 그분들의 삶이 펼쳐집니다. 거창한 미학적 목적보다는 관객과 함께 울고 노래하고 그렇게 지난 세월을 추억하는 무대입니다. 고등어 철이 돌아오는 계절의 순환과 함께 바다로 돌아오는 주인공 해순이와 갯마을 사람들의 순박한 삶을 만나는 시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오셔서 객석에 자리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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