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치료에서 자가 관리능력 제고까지… 삶의 질 향상”

부산시, 보건-의료-복지 원스톱 지원 ‘3for1 통합지원센터’ 운영
지역거점 공공병원 ‘부산의료원’ 인력․시설․장비 아낌없는 지원
공공의료 취약․연구기관 없는 울산 ‘일산형 공공병원’ 유치 총력

광역시 중 유일하게 공공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는 울산.

그렇다보니 공공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하는 기관도 없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해도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대책도 제대로 없어 그야말로 공공의료 인프라 최악의 도시라 부른다. 다른 도시의 공공의료 인프라는 어떨까?

# 부산 의료원 ‘3for1 통합지원센터’

울산과 가까운 부산의 대표 공공병원인 부산의료원은 2016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공공보건의료계획 시행 결과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공공성 강화, 양질의 적정진료, 건강안전망 기능, 미충족 서비스 제공 등 4가지 영역에서 평가 기준에 맞게 사업을 우수하게 시행했다는 것이다.

부산의료원에서 운영하는 공공의료 시스템은 ‘3for1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3for1 통합지원센터’는 간호사 3명, 사회복지사 3명, 행정 1명을 자체전담으로 두고 2015년 9월 개소했다.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한 팀이 되어 지역사회 내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으로 의료서비스에 소외되는 주민들에게 보건, 의료, 복지를 원스톱으로 통합지원 한다.

방식은 각 구군의 주민센터, 보건소, 구청, 복지기관 등에서 소외된 사각계층을 발굴하면 센터가 상담 및 가정방문을 시작으로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외래 및 입원진료를 시행한 후 지역사회로의 원활한 복귀를 지원한다.

‘3for1 통합지원센터’는 지난 2016년 214명, 2017년 548명, 올해는 8월까지 520명의 환자에게 맞춤형 무료진료서비스를 실시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환자 수를 넘어섰다. 좋은 반응에 개소 당시 3개 구를 대상으로 하던 사업을 지난해부터 부산 전체 16개 구.군으로 확대했다.

거리적 제한을 줄이기 위해 민간병원 10곳과 협약도 맺었다. 이렇듯 사업이 순항하는 배경에는 부산시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다.

부산의료원 최주성 공공의료사업 과장은 “상호이해와 존중을 통해 타 광역시도에 비해 지자체로부터 안정적인 지원을 받아 흔들림 없이 공공의료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모범사업으로 인정받아 벤치마킹 대상 사업이 되고 있으며 부산 시민과 환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 5억원으로 시작해 7억원, 금년에는 추경까지 5천만 원을 더 지원 받는 등 매년 예산도 늘고 있다.

최 과장은 “부산 시민 모두가 수준 높은 진료를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보건·의료·복지’ 원스톱 지원

긴 세월 지속된 남편의 상습폭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을 한 서영주씨(58․여·가명·부산 서구)는 30살을 훌쩍 넘긴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서 씨는 이유없이 자주 몸이 아프고 피곤했지만 병원을 갈 수 없었다. 유일하게 벌이를 하고 있는 첫째 아들의 일용직 급여로 세 가족 생활비도 빠듯했기 때문이다.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단 돈 만원이 없어 진료를 받지 못했다. 막내아들은 어릴 적 약 부작용으로 이가 다 녹아내려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 식당 주방에서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했다. 가족들의 우울증도 심각했다. 이때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준 것이 ‘3for1 통합지원센터’였다. 서씨는 ‘3for1 서비스’를 통해 비로소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지만 진단 결과는 당뇨였다.

자신의 병명조차 제대로 몰랐던 서 씨는 이 서비스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꾸준한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자살까지 생각했던 모자가 6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우울증을 극복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내 아들은 스스로 강한 근로 의지를 내비춰 자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히 병을 치료해주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가관리능력을 높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들을 담당했던 3for1 통합지원센터 주예은 간호사는 “처음 상담할 때만해도 어머니가 눈물만 흘리셨는데 치료를 받으신 후에는 표정이 많이 밝아지셨다. 치료 받으러 병원에 오실 때 마다 손을 꼭 잡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신다”고 말했다.

# 공공의료, 미래에 대한 투자

최근 부산에서 실시된 공공의료 전국 첫 여론 조사를 살펴보면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공공의료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87.1%가 중요하다고 답을 했다.

부산에는 총 10개의 공공보건의료기관이 있다. 하지만 요양병원, 특수목적병원을 제외하면 부산대학교병원과 부산의료원 2곳이 부산 전역의 공공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서울의 15곳(특수목적 포함 총 21개)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부산대학교병원은 3차 상급종합병원으로 행려환자, 노숙인, 외국인 노동자 등의 직접적인 진료에는 한계가 있어 부산의료원이 사실상 유일한 지역거점 공공병원이다.

부산의료원은 입원 환자의 42%와 외래환자의 26%이상을 의료급여환자가 차지하고 있다. 다른 대학병원이나 민간병원은 채 10%를 넘지 않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취약하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는 비용이 아닌 ‘투자’임을 인식했다. 효율성과 공공성의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보건의료적 국가재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공공의료 인력의 양성과 유지 및 시설․장비 등에 드는 비용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것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역시 부산의 공공의료벨트 구축을 올해 가장 역점에 두고 있다.

나정현 부산시 건강관리팀장은 “오랜 시간동안 민간과 공공병원들의 체계 구축을 위해 준비를 해왔다. 이번에는 예산이나 인력 등 병원이 고민하지 않도록 지원을 확실히 해 줄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은 대학병원이나 체계적으로 연구할 기관이 없다”며 “공공병원이 있어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치인의 관심과 공무원들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울산은 실정상 전액 국비 지원을 받는 공공병원 설립을 기대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울산 공공병원 문제는 ‘일산형 공공병원’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국내 최초의 보험자 직영병원으로 노인인구 증가, 의료욕구 증가, 질병구조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의료서비스 환경과 병원운영모델 제시가 절실히 요구되면서 공익적 차원에서 의료 서비스 취약지역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공단직영 병원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10년 전부터 나왔지만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건보공단에서 일산병원 외에 영남과 호남 권역에 각 1개씩 직영병원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울산도 유치전에 뛰어들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글․촬영 및 편집=신섬미·김상우 기자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