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포퓰리즘 정책으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무너지자 고국에 등을 돌리는 주민들의 대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 등에 따르면 최근까지 브라질·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 등 이웃국가로 떠난 베네수엘라 주민은 230만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 3,200만명 중 7%에 해당한다. 비공식적으로는 최대 400만명 이상이 탈출했으며 국민 10명 중 한 명이 고국을 등진 것이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한국에 적용한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글로벌 기업들이 떠나는거다. 예를들면 삼성전자는 20년 전부터 뉴욕으로 본사를 옮기라는 외국인 주주들의 요구를 뿌리치고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뉴욕으로 본사를 옮기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주가가 바로 2~4배 뛸테니 당연한 요구다. 더불어 미국 브랜드가 되니 선진국시장 개척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반면 삼성전자가 떠난다면 한국 경제가 큰 기둥을 잃게돼 외국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고 협력업체들이 파산할 것이다.

1970~1980년대 스웨덴 남부도시 말뫼엔 세계 최대 규모인 코쿰스 조선소가 있었지만 한국 등 신흥국에 밀려 1986년 폐쇄됐다. 당시 인구 20만명이었던 이 도시에 실업자만 2만8,000명이었다. 그사이 혁신도시로 부활한 말뫼엔 6만3,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1990년대 20만명으로 줄었던 인구는 올해 34만명으로 불었다. 

OECD는 2016년 말뫼를 혁신도시 순위 4위에 올렸다. 비결은 평범했다. 2000년 이후 말뫼시는 중앙정부·지역사회·민간기업·전문가들과 함께 IT 같은 신산업육성에 나섰다. 업종 전환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1~2년에 이룬 성과가 아니다.

조선업계 불황으로 한때 잘나가던 울산시 동구에서 우울한 소식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에는 세수가 급격히 줄면서 내년 공무원 수당까지 못 줄 정도로 구(區) 재정이 바닥났다는 소식이다. 급기야 정부에 국비지원을 요청했다. 와중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또 파업을 선언했다. 국비지원 요청이 무색해졌다. 자구책이 없다면 동구는 더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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