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은 ‘땡처리’ 의류 판매장으로 전락했고, 앞 실개천이 조성된 인도와 차도까지 노점이 가득 메우고 있다.   
 

100년 전통, 영남 7읍장인 언양알프스시장이 위태롭다. 시장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5일장날이면 노점과 행인, 차량이 뒤엉켜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해발 1,000미터 고봉에서 나오는 각종 산나물과 약초, 그리고 언양불고기와 질 좋은 한우, 주변에 영남알프스 산악자원, 반구대암각화 등 문화자원, KTX역 등 훌륭한 관광자원을 두고도 갖은 문제를 방치하고만 있는 행정에 상인들이 뿔이 났다. 지난 주말 언양알프스시장을 다녀왔다. 편집자 주

지난 17일, 5일장이 선 언양알프스시장. 시장 주변의 인도는 일명 ‘할머니 노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은 극심한 혼잡에 시달리고 있었다. 일부 노점은 차도까지 물건을 내놓고 있었다. 언양터미널사거리에서 옛 언양파출소 사이 구간은 수백명이 노점을 열어놓은 데다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까지 있어 인도는 물론 차도까지 노점상, 시장손님, 행인, 버스, 택시, 승용차 등이 뒤엉켜 있었다.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앞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터미널 대합실은 ‘땡처리’ 의류 판매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유지인 터미널이 임시터미널로 옮기면서 쓸모없는 건물이 되자 땡처리 판매상에 임대된 것이다. 뒤쪽 정류장은 공한지로 방치돼 있었고, 일부 부지는 사설 주차장이 설치돼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주차비를 받아 텅텅 비어 있었다.

터미널 앞 인도도 노점이 메우고 있었고, 인도로 걸어 다니기 힘들어 아예 차도로 다니는 행인도 많았다.

울주군이 2016년 75억원이나 들여 인도와 도로 사이에 만든 실개천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노점들이 실개천 위에 판자를 놓고 물건을 쌓아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개천은 노점이나 지역 주민, 관광객들에게도 그저 쓸모없는 시설일 뿐이었다.

주변 상인들은 ‘명품거리’로 조성한답시고 실개천 등을 만든 ‘언양읍 중심시가지거리’ 사업으로 오히려 도로가 좁아지고 차량 정차조차 불가능하게 되면서 일대 상권이 더 죽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남천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강변공영주차장 쪽은 사설주차장과는 달리 주차전쟁이었다. 도로에는 가뜩이나 병목구간인데다 통행량이 많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과 정차 차량까지 뒤섞여 오후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때 아닌 러시아워’가 벌어지고 있었다.

강변주차장 건너편으로 늘어선 언양시장의 3개 시장 중 하나인 언양공설시장 앞도 혼잡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시장은 앞으로 3분의 1로 줄어들 운명에 처했다. 도로확장공사에 대부분의 부지가 편입되기 때문이다.

울주 관광이라는 큰 그림의 핵심은 ‘언양시장’이 돼야 한다. 그런데도 울주군은 가로를 정비하고 노후시설을 리모델링하는 식의 계획을 또 하고 있다.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혈세낭비’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다.

언양알프스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비록 부지가 없어 인도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태지만, 할머니 노점 등은 언양시장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더불어 공설시장 축소문제와 함께 해법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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