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 “광주 젋은이들에게 희망을 달라”
하부영 지부장 “울산지역 일자리 문제도 심각”
노조 “울산시민 66.7% ‘광주형 일자리’ 반대” 여론조사 발표

30일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울산공장 사무실을 방문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왼쪽)이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으로부터 광주형 일자리 설문조사 보고서를 전달받고 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하고 있는 이용섭 광주시장이 현대자동차 노조를 찾아 이해를 구했는데, 팽팽한 공방만 주고받다 마무리됐다. 

3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이용섭 광주시장은 하부영 노조지부장을 먼저 찾았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울산시민과 현대자동차 노조의 기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하면서 현대자동차 노조와 울산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도 이 시장은 “울산도 예전같지 않겠지만, 광주 경제는 2012년부터 인구가 순유출되고, 지난해만 8,100명이 광주를 떠나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찾아오는 광주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 ‘광주형 일자리’를 논의하게 됐고, 이를 통해 광주 젊은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하부영 노조지부장은 “광주시민들의 일자리 염원을 왜곡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 제목부터 지역감정을 부추긴다고 느낀다”면서 “현대차는 내수시장 부진, 미국 관세폭탄 등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 현대차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 자체가 위기다”라고 맞섰다. 

하 지부장은 “울산도 광주 못지않게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고,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울산을 떠난 상황에서 울산 시민들의 불안과 정부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다”며 울산지역 경제의 심각성도 강조했다. 

이어“‘광주형 일자리’가 시행되더라도 1만2,00여개의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을 것이고, 부품사를 유치한다고 해도 경차 10만대를 보고 광주에 공장을 지을 부품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해서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효과, 지속가능 여부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섭 시장과 하부영 지부장의 표정은 대담이 계속될수록 굳어졌다. 서로 입장만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이어지던 대담은 3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이후 이용섭 시장은 현대차 하언태 부사장을 만났다. 

노조 측은 이번 이 시장의 방문에 대해 “‘광주형 일자리’ 추진을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라며 “진정한 의미의 좌담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노조 측은 지난 28일 ‘광주형 일자리’ 긴급 진단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참석을 요청했으나 거절된 바 있다. 

한편 이날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울산시민의 66.7%가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울산사회조사연구소가 지난 29일 ARS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이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5%가 ‘광주형 일자리’로 울산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66.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이후 현대자동차까지 어려워지면 울산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 올 것이라는 의견은 응답자의 68.6%가 ‘매우 공감’, 13.9%가 ‘공감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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