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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맞춤형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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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8.12.03 22:30
  • 댓글 0


원하는 대로 유전자를 수정해 탄생시킨 맞춤형 아기, 즉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y)’가 전 세계 생명과학계를 경악시켰다. 생명과학계에서 그동안 암묵적 금기로 여기던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허젠쿠이(賀建奎) 중국 난방 과기대 교수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수정한 쌍둥이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자칫 외모와 지능을 원하는 대로 만드는 ‘맞춤형 아기’ 탄생시대가 눈 앞에 온 것만 같다. 20년 전 개봉한 미국 SF영화 ‘가타카’ 속 디자이너 베이비가 영화 밖으로 튀어나온 셈이다. 인류는 이미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수정하는 기술을 갖고 있으며, 점점 정교하게 갈고 닦고 있다. 그 정점이 2012년에 등장한 이후 생명과학계를 혁신하고 있는 유전과 교정 도구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다.


특정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바이러스의 능력과 DNA를 끊는 효소의 기능을 결합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정확하게 원하는 유전자 부위를 찾아 잘라낼 수 있다. 보다 많이 생산하는 작물과 가축 개발 때나 난치병 치료, 질병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요술방망이처럼 이 강력한 힘을 무절제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간 배아(수정관)에 사용하는 것이다. 생명과학자가 이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을 리는 없다. 이미 2015년 4월 중국 연구팀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인간 배아를 실험실에서 교정하는 데 처음 성공해 학술지에 발표했다.


격렬한 윤리 논쟁 끝에 그해 12월초 “크리스퍼 응용이 적절하다는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한 생식세포를 교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유전병 치료 등 특정 목적의 기초연구에서만 인간 배아 교정을 허용한다.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허젠쿠이가 국제학회에 나와 또 다른 ‘디자이너 베이비’를 임신 중이라고 발표해 비난의 표적이 됐다. 그는 “에이즈 가족에게 살아갈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고 반박했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연구자의 막무가내식 돌출행동을 막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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