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자연성 회복, 통합 물 관리 시스템 구축에 따라 낙동강의 물막이 보들이 잇따라 개방되고 있다. 벌써 중, 상류지역의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가 열렸다. 정부는 낙동강 하류의 하굿둑 개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환경부는 이미 2013년과 2014년 2차례에 걸친 연구용역을 통해 낙동강 하굿둑 개방의 영향과 개방을 통한 생태복원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하굿둑 운영 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한 3차 연구가 유관기관 공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4대강 일부 보 개방 이후 녹조 발생 등 환경파괴가 줄어들고 수 생태계가 복원된 점을 감안하면 낙동강 하굿둑의 개방은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문제는 하굿둑을 개방할 경우 불과 27㎞ 상류에 있는 원동취수장까지 소금물(염수)의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원동취수장에서 취수된 물은 관로를 통해 대암댐과 회야댐으로 유입돼 울산시민들의 생활용수와 울산공단 기업의 공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염수가 유입된다면 울산 지역으로서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공업용수에 염수 함유량이 높아질 경우 설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때마침 울산발전연구원 윤영배 박사가 울산도시환경브리프를 통해 울산 지역사회가 낙동강 염수 유입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하굿둑 개방으로 환경 개선과 생태계 복원의 순기능이 있으나 염수 유입으로 낙동강 하류지역의 농업피해 발생, 인근지역 생활·공업용수 공급 차질로 인한 불편, 산업단지 가동 중단 등의 역기능도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는 염수 유입 영향 범위에 생활·공업·농업용수 취수원을 두고 있는 지자체와 공동 대응을 위한 협의회를 서둘러 구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의적절한 제언이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은 하루 평균 약 100만 톤(생활용수 20만톤·공업용수 80만톤)의 낙동강 물을 공급받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화급한 문제다. 울산시는 낙동강 하굿둑 개방과 관련한 정부와 인근 지자체의 정보를 꼼꼼하게 챙겨야겠다. 또 하굿둑 개방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고, 미리 대응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염수 유입에 따른 지역 기업들의 피해 가능성에 대한 연구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취수원을 현재 위치보다 상류 쪽으로 이전해 줄 것을 정부에 적극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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