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자연과학부 화학과 조범석 교수팀. (UNIST 제공)  
 
   
 
  ▲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건태 교수팀.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나노 물리학과 에너지 등 각종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UNIST는 자연과학부 화학과 조범석 교수팀이 ‘물질파(matter-wave)’의 새로운 반사(회절) 메커니즘을 검증해 나노 세계에서 두드러지는 ‘분산 상호작용’을 연구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분산 상호작용은 물질 속 전자들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아주 미미한 힘으로,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크기 물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워낙 미세한 힘이어서 측정이 매우 힘든데, 이번 연구로 물질파를 이용해 측정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물질파는 물질이 입자가 아닌 파동의 성질을 보이는 경우를 말하는데, 물질 질량이나 속도가 작을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주로 물질을 이루는 원자나 전자에서 볼 수 있으며, 물질파를 이용하면 나노 세계의 새로운 물리현상을 밝혀낼 수 있다.

조 교수팀은 선폭이 아주 좁은 ‘사각파형 회절판(square-wave grating)’에서 일어나는 물질파의 새로운 회절 현상을 검증해 분산 상호작용을 측정에 다가갔다.

사각파형 회절판은 일정한 주기로 사각형 물체가 판 위에 있는 형태인데, 여기에 빛이나 물질파를 쏘면 장애물인 사각형을 돌아서 나아가는 회절 현상이 나타난다. 연구진은 나노 구조 표면이 울퉁불퉁한 경우를 측정하고자 이런 판 형태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4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간격을 두고 사각형을 세운 회절판에 헬륨(He)이나 중수소(D₂)로 이뤄진 물질파를 쏘았다.

이어 사각형 선폭을 200㎛부터 10㎛까지 줄여 실험을 진행했는데, 선폭이 감소함에 따라 물질파 반사 결과는 ‘주기성 반평면 집합체’ 이론값에 가까워졌다.

반평면은 무한대로 펼쳐진 평면을 한 직선으로 잘라 둘로 나눈 한쪽을 일컫는 말인데, 이런 반평면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면 주기성 반평면 집합체가 된다.

이번 연구는 주기성 반평면 집합체에서 일어나는 회절에 관한 이론을 물질파 광학에서 처음 증명한 것으로, 물질파 회절로 분산 상호작용을 측정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건태 교수팀은 ‘이온 위치 교환’ 현상을 활용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서 연료극 물질의 안정성과 성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연료극에는 주로 세라믹스와 금속의 합금인 ‘니켈 서멧(Ni cermet)’ 소재가 쓰였다. 이 물질은 연료와 산소의 반응을 촉진하는 능력이 좋지만, 탄화수소를 연료로 쓰면 탄소가 연료극 표면에 쌓이게 돼 오래 작동시킬 경우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촉매 자가 재생’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연료극 물질로 쓰인 페로브스카이트 속 전이금속을 표면으로 올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표면으로 올라온 나노 입자들은 연료와 산소의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하면서, 탄소가 쌓이는 것을 막아 연료전지 작동의 안정성을 높인다.

특히 코발트가 연료극 표면에 올라오면 성능과 안정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발트를 표면으로 더 잘 올라오게 하기 위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작동할 때 철을 넣어 코발트와 자리를 바꾸게 했다.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외부에서 넣어준 철은 상대적으로 표면으로 올라오려는 특성이 작아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안으로 들어갔지만, 이와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코발트는 구조에서 빠져나와 표면으로 올라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외부에서 넣어주는 철의 양이 증가할수록 코발트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양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극 소재를 사용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최대 출력밀도는 800℃에서 1.8W/㎠로, 현재까지 보고된 연구 중 세계 최고의 성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서 편집자 추천 논문과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으로 각각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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