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체 상태의 금속이 탄소섬유의 나노 틈새로 스며들어 전극이 만들어지는 공정 개략도. (UNIST 제공)  
 
   
 
  ▲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현욱 교수. (UNIST 제공)  
 
   
 
  ▲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영식 교수.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탄소섬유의 ‘나노틈새’를 활용한 고성능 금속 전극을 개발해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UNIST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현욱·김영식 교수팀이 탄소섬유의 미세한 틈새로 액체 금속이 스며들게 하는 공정으로 고성능 금속 전극(탄소섬유-금속 복합재)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공정을 이용해 리튬(Li)이나 나트륨(Na) 금속 전극을 대량생산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금속 전극은 기존 흑연보다 용량이 약 10배 정도 큰데다 구동 전압이 낮아 차세대 음극 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구동 시 전극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수지상 결정)이 생기면서 성능이 낮아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탄소섬유를 가공해 미세한 틈새를 만들고, 여기에 금속 액체를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금속 전극을 제작했다. 탄소섬유 사이에 리튬이나 나트륨 금속이 스며든 복합재는 배터리를 구동할 때 수지상 결정 형성이 제어됐다. 덕분에 금속 전극의 안정성이 향상됐고, 배터리 전체 수명도 늘어났다.
금속액체는 탄소섬유에 닿자마자 스며드는데, 전극 제작에는 10초 정도 소요된다. 옷감과 같은 직물 형태의 탄소섬유는 유연성도 뛰어나 전극 모양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대량생산한 나트륨 금속 전극을 ‘10kW급 해수전지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적용했고, 지난해 12월 동서발전 화력발전소에서 약 한달간 시범시험도 마쳤다.
이현욱 교수는 “금속 배터리의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연구들과 달리, 상용화 측면에서 접근해 전극 소재의 대량생산에 성공했다”면서 “전극 소재를 실제 장비에 적용한 시험도 진행한 만큼 ‘고성능 금속 배터리’ 상용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교수는 “해수전지는 무한한 바닷물 속 나트륨 이온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원 고갈의 염려가 없는 새로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라면서 “배터리의 성능을 향상시킬 전극을 개발하고 대량생산 공정까지 갖춘 만큼 상용화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과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출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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