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로드니 루오프 특훈교수·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UNIST 제공)  
 
   
 
  ▲ POSTECH 박수진 교수. (UNIST 제공)  
 

산호모양의 실리콘 소재가 개발돼 전기차 배터리 고속충전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흑연 음극 소재를 대체하는 소재인데, 충전 때 크게 부풀고 부서지던 실리콘의 단점은 해결되고, 에너지 저장 공간도 늘어났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로드니 루오프(Rodney S. Ruoff) 특훈교수(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연구진과 POSTECH 박수진 교수팀이 고속충전이 가능한 리튬 이온 배터리용 실리콘 소재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배터리 음극용으로 개발된 이 소재는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했고, 상용화 조건에서 충전 속도는 5배, 용량도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는 음극 소재로 ‘흑연’이 사용되는데, 이론적인 용량 한계가 있다. 고속충전 조건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석출돼 배터리 전체의 성능과 안정성을 낮추기도 한다.

이를 대신할 소재로 흑연보다 10배 이상 용량이 큰 ‘실리콘’이 주목받고 있다. 이론적으로 용량도 커서 고에너지 배터리에 적용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그러나 실리콘은 충전과 방전 때 부피가 크게 달라져 파손되고, 깨진 표면을 따라 고체전해질 계면층이 두껍게 형성돼 리튬 이온의 전달 특성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실리콘을 이용한 고에너지?고속충전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은 과제로 남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연구진은 물질 단계부터 새로운 설계를 제안했다.

우선 구멍(공극)이 많은 실리콘 나노와이어(Nanowire)들을 재료로 써 실리콘의 부피 팽창 문제를 완화했다. 내부 공극들은 충전 때 팽창하는 실리콘을 받아들여 실리콘이 깨지지 않고 견디도록 돕는다.

이어 다공성 실리콘 나노와이어를 높은 밀도로 연결하고, 탄소를 나노미터(㎚) 두께로 얇게 씌웠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산호모양 실리콘-탄소 복합체 일체형 전극’은 전기 전도도가 높아져 고속충전기 가능한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은 ‘일체형 전극’으로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기존 전극은 리튬 이온이 포함된 활물질과 이에 전기를 전해주는 집전체, 이들을 이어주는 도전제와 바인더 등이 필요했다. 그만큼 공간을 차지해 에너지 밀도를 떨어뜨렸는데, 이 문제를 개선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상용화된 리튬 이온 배터리 평가 조건에서 검증한 결과 10분만 충전해도 흑연의 4배 이상 용량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박수진 교수는 “산호모양 실리콘-탄소 일체형 전극은 똑같은 부피에서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밀도를 모두 높이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기술’”이라며 “고속충전의 필수요소를 모두 충족한 최초의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라고 강조했다.

루오프 교수는 “이 기술은 앞으로 고속충전이 가능한 고용량 양극 소재와 함께 쓰여 더 높은 수준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실현할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연구재단, 중국자연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디에르 프라이밧(Didier Pribat) 성균관대 교수와 린지에 지&시앙롱 리(Linjie Whi&Xianglong Li) 중국 NCNST 교수팀이 함께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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