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물동량이 많은 울산항의 특성상 미세먼지 발생은 불가피하다. 대부분의 선박들이 벙커C유를 쓰고 있고, 화물 적재와 하역, 수송과정에서 미세먼지가 상시적으로 발생되기 때문이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컨테이너 운반선 1척이 내뿜는 초미세먼지는 트럭 50만대 배출량과 같다고 한다. 특히 벙커C유를 사용하는 컨테이너선 1척에서 나오는 황산화물(SOx)은 디젤 승용차 5000만대분의 배출량과 맞먹는다. 울산항에서는 액체 연료 외에도 석탄과 곡물도 처리하고 있어 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울산형 미세먼지 대책’에 반드시 항만 미세먼지 관리대책이 포함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어제 울산항만공사와 ㈜동원동부익스프레스, 대한통운(주) 등 항만 물류 업체들과 함께 울산항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항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관계기관과 물류업체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는 것이니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기관과 기업들은 협약에 따라 앞으로 울산항 대기오염물질 측정망 설치·운영에 협력하고, 울산항 하역·보관 중에 발생하는 시설·장비 개선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또 기업의 자발적인 울산항 미세먼지 저감 대책 수립·시행, 기타 미세먼지 저감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앞서 울산시는 울산항만공사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울산항 항만구역 수송차량의 비산화물 덮개 지원 사업에 나서기로 한 만큼 이번 협약이 차질 없이 시행되면 울산항 미세먼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약이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깨끗한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도 개선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협약이 울산항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울산항의 미세먼지는 물류의 이동 보다는 울산항을 오가는 선박들의 배출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박이 배출하는 오염물질 관리 책임은 해양수산부에 있다 보니 환경부 미세먼지 대책의 사각지대나 마찬가지다. 항만 관리와 운영을 담당한 울산항만공사도 국내외 선박이 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역내에서 배출해도 이를 감독하거나 이행을 강제할 권한이 현재로선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항만공사와 물류업체들의 자발적 미세먼지 저감 노력과 함께 울산항 운항 선박들의 배출물 관리를 위한 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