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축제 홍보용으로 제작한 ‘러브웨일’을 중국업체의 고래디자인을 그대로 썼다(본지 2019년6월11일자 3면 보도)는 지적과 관련 울산 남구청이 “단순 홍보 캐릭터에 불과하다”며 논란을 차단하고 나섰다.

남구청 관계자는 12일 본지 취재진에게 “(자체 디자인하지 않고 ‘상괭이’를 캐릭터화 했다는 홍보 문구에 대해) 스토리를 입히려 하다보니 맥락상 오해를 불러일으킨 듯 하다”며 “남구의 상징 조형물이었다면 디자인 용역을 따로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고래무드등을 보여주며 똑같은 디자인을 했다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으며, 시민들이 물어보면 무드등과 같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러브 웨일’이 고래축제의 공식 캐릭터가 아니라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작된 용품에 불과하다는 거다. 따라서 캐릭터 개발에 대한 용역이 없었고, 고래문화재단의 초기 디자인도 직원이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두 9,000여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러브웨일’ 제작과 운영 예산을 감안하면 남구청의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남구청은 남구고래문화재단 운영 예산으로 모두 19억(출연금 항목, 고래문화마을 운영 예산은 별도)을 배정했고, 이중 14억 가량이 울산고래축제 예산으로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예산규모에 비해서도 ‘러브웨일’ 예산의 비중이 적지 않는데도 문제가 제기되자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남구청과 고래문화재단은 ‘러브웨일’을 제작한 후 "혼획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고래 상괭이를 캐릭터화했다"고 발표해 ‘환경’과 ‘공존’을 언급하는 등 고래축제를 위한 캐릭터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처럼 남구청의 해명을 수용하더라도 고래축제를 알리기 위해 중국 업체의 디자인으로 만든 '러브웨일'에 자체적인 의미를 부여, 과도하게 홍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고래문화재단은 “처음에 입과 이목구비가 있는 것으로 자체 디자인했다”면서도 “자체 디자인이 기존의 것과 너무 비슷해서 추후에 문제 생길까봐, 중국 업체 측에 공문 보내고 고래무드 등 디자인 사용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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