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mm 이상 비가 오면 반천천은 범람 위험 수위가 돼요. 비가 온다는 (아파트) 방송을 하면, 주민들이 전화가 와요. ‘차를 빼야하는 거냐, 그냥 둬도 되냐.’ 엄청 불안해하죠.”
태풍 ‘차바’가 울산 전역을 휩쓸고 간지 3년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트라우마는 여전하다.
27일 만난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송화자 이장은 “두렵다”고 했다.
이곳은 2016년 태풍 ‘차바’로 주민 1명이 숨지고, 차량 600여대가 침수된 곳이다. 이후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차수문이 설치됐다. 비 소식이 들릴 때마다 지자체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현장 점검도 하고 있지만, 별다른 위안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곳 주민들은 울주군에 반천천의 준설작업을 요청한 상태다. 하천 바닥을 정비하면 수위가 낮아져 비가 오더라도 안심할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울주군은 예산 등 여건 탓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하천을 정비하는 데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상류지역이라, 모래나 자갈 등이 많이 쓸려 내려오는데, 정비하더라도 유속이 빨라져 하천 바닥의 침전이 더 빠르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구 우정시장과 태화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상인들은 3년 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호소한다.
태화시장 박문점 상인회장은 “혁신도시가 조성된 후 아스팔트 포장을 따라 물이 그대로 낮은 지역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라며 “재발 방치를 위해 배수장 추가 설치를 요구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중구는 상인들에게 모래주머니를 지급했다. 빗물이 넘쳐 상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라는 용도다. 박 회장은 “이런 응급조치용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신경 좀 써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우정시장의 이해숙 상인회장은 계속되는 ‘소송’으로 영세상인들의 피가 마른다고 했다. 이 회장은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상인 172명이 시청과 중구청, LH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영세상인들만 죽어나가는 것”이라며 “당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피해를 입었는데, 우리가 받은 건 150만~450만원의 수재의연금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우정시장과 태화시장 인근 도로의 빗물받이 곳곳에는 쓰레기와 진흙이 쌓여있었다. 이 일대는 차바 이후에도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빗물이 종종 넘치고 있다고 했다. 상인들은 빗물받이의 청소도 제멋대로라고 지적했다.
중구 관계자는 “위치에 따라 이물질이 많이 쌓이는 곳이 있고, 민원이 접수되면 곧바로 제거하고 있다”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늦게 시작된 울산지역의 장마는 다음달 23일께까지 이어진다. 이날 오후 그친 비는 주말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장마 전선은 28일 일본 열도로 남하했다가 29일 다시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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