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자연과학부 이근식 교수(우측)가 김은미 연구원과 함께 새로운 다강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UNIST 제공) | ||
화학결합으로 자기적 성질과 전기적 성질을 단단하게 묶어 두 성질의 상관관계를 높이는 새로운 개념의 이종 다강체를 구현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자연과학부 이근식 교수팀과 미국 버클리대 씨엔짱(Xiang Zhang) 교수팀이 함께 ‘새로운 개념의 이종(二種)다강체 구현’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4일 밝혔다.
자기성이 강한 물질과 전기성이 강한 물질을 화학결합으로 묶어 상관관계를 높이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반데르발스 힘에 의한 화학결합을 이용했다.
다강체는 전기적·자기적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물질을 말한다. 전기장으로 자기적 성질을, 자기장으로 전기적 성질을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기장을 통해 자기적 성질을 제어하는 기술은 고집적 메모리 소자 개발에 필수적이고,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강체의 두 성질 간 상호작용이 클수록 효과적이다.
단일상 물질에서 다강체를 이용한 연구가 많았지만, 상온에서 다강성을 발현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차원 강자성체와 강유전체를 층상구조로 결합시킨 ‘비(非)공유결합 이종다강체’ 개념을 설계하고, 그 특성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새로운 이종다강체의 경우 두 물질이 만나는 경계면에서도 전기장을 통해 자기적 성질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화학적 결합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공유결합’이 아닌, ‘반데르발스 힘’을 적용했다. ‘반데르발스 힘’은 전하의 일시적 쏠림으로 분자가 순간적으로 극성을 띠면서 나타나는 당기닌 힘(인력)과 미는 힘(척력)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반데르발스 힘을 통해 ‘크롬 화합물(CrGeTe₃)’ 강자성과 ‘인듐화합물(In₂Se₃)’의 강유전성이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강자성체의 자기적 성질을 결정하는 스핀(spin) 방향과 강유전체의 특징인 전기쌍극자(electric dipole)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전기장을 조정하면 크롬 복합물의 자기적 성질을 조절할 수 있다.
이근식 교수는 “층상구조 강유전체와 강자성체를 반데르발스 힘으로 화학결합해 기존보다 매우 큰 값으로 자기적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며 “실제로 구현할 경우 자성 메모리 소자 등 나노 소자 개발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기본연구과제와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6월 14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