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등재신청 앞두고 풀어야 할 당면 문제 정점
사연댐 수위조절 영향·추가 취수원 가능성 검증해야

김한태 울산학연구센터장

물은 생명재(財)이고, 암각화는 문화재(財)이다. 이 두 개를 함께 다루는 것은 뿔과 뿔 사이를 지나는 만큼 험하다. 박맹우, 김기현 전임 시장 재임 16년 이상 못 풀던 문제다. 세계유산 등재신청을 앞둔 이제 문제를 풀어야 할 정점에 이르렀다. 당면 문제는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느냐 마느냐이다.

다음과 같은 해법을 보탠다. 핵심자료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면 수문 설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검증할 자료는 다음과 같다. △사연댐 수위를 낮출 경우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량 △20년 빈도의 가뭄 때 울산의 물 수급 동향△잠재돼 있거나 낭비되는 수량 △대곡댐과 사연댐 연동관리의 효용 △사연댐의 토사퇴적량 △맑은 물과 정수장 수질의 차이△물 공급을 약속한 중앙정부의 신뢰도 등이다.

먼저, 사연댐을 낮출 경우 부족한 물의 양의 계산이다. 과거 울산시는 1일 6만t이라고 주장했고, 중앙정부는 3만t이라고 했다. 3만t은 울산의 1인 1일 급수량 309ℓ를 감안하면 1만명이 쓸 양이다. 어느 셈법이 맞나? 이에 대한 답은 사연댐을 축조하고 관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답해야 한다. 다음, 재작년처럼 20년 빈도의 가뭄이 들었을 때 제한급수 같은 비상조치를 해야 하는가를 따져 봐야 한다. 사연댐 저수량이 15%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청도 운문댐도 그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럴 때 울산시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검토해야 한다.

울산에서 개발가능하거나 개발한 뒤 낭비하는 수량은 주먹구구식으로 알려져 있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잠재된 수량은 주로 강바닥에 있는 복류수다. 울산과학대 이수식 교수는 동천강에 하루 2만t 취수용량이 있다고 보고했다. 동해펄프가 자체 수원을 개발하려고 했을 때 회야강 중류에도 그 정도 수량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태화강 복류수는 어떨까? 하루 수만t을 취수해 수시로 어디론가 흘려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삼호교 부근에 흘려보내는 물이다. 이 물을 흘려 태화강 하루 적조현상을 방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만조 때 삼호교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간과했다. 수백억원의 시설비와 막대한 양의 청정 복류수를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 매우 의문스럽다.

대곡댐과 사연댐을 연동하는 방안은 수자원공사가 5년 넘게 실험하고 있으나, 이 방식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이 실험은 사연댐 수위가 암각화를 적시지 않을 수준으로 운용하다가, 물이 부족하면 대곡댐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수자원공사는 이 실험을 통해 암각화가 침수되는 기간을 평균 200일 이상에서 30일 이하로 낮췄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 울산시는 이 실험을 평가절하하거나 오도했다. 이 실험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

축조한지 50년이 넘은 사연댐에 쌓인 모래와 진흙의 양도 정확하지 않다. 김기현 전 시장 때 시의회가 그 양이 얼마냐고 질문했을 때 50만㎥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수자원공사는 100만㎥가 넘는다는 자료를 내놨다. 수자원공사의 자료는 15년 전 측정값이었다. 10년마다 퇴적토사량을 측정하므로 최근 값이 나와 있을 것이다. 그 값을 토대로 준설 효과를 검토해야 한다.
맑은 물과 정수장 물의 수질 시비도 분명히 해야 한다.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 보내는 물이 수질검사항목에서 차이가 나는지 균질한지 가려야 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치한 고도정수시설에 대한 엄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의 약속을 믿을지 말지에 대한 의문해소다. 일각에서는 울산시가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면 낙동강 수계의 물 공급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공산이 있다고 걱정할 수 있다. 당연한 걱정이다. 왜냐면, 운문댐 물의 공급은 10년도 더 된 약속으로 알고 있지만 실행된 바 없다. 그동안 울산시와 정부는 암각화를 보전하기 위해 뚝방쌓기나 터널뚫기를 비롯 카이네틱댐 실험과 같은 대안 탐색에 몰두해 왔다. 공식적으로 정부에 운문댐 물을 달라고 요청한 바가 없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부분도 명확히 가려야 한다.

이 밖에도 검토할 사안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사단법인 반구대포럼이 추진하는 ‘생활용수 아껴쓰기로 5만톤댐 만들기 운동’을 비롯, 기장군의 ‘해수담수화 물 5만톤’ 활용과 굴착기술을 활용한 ‘지하댐 건설’의 효용성 등 울산 자체의 노력에 대한 검토 등이다.
사연댐과 암각화에 대한 해법은 울산시를 넘어 세계의 문화유산을 다루는 사람들의 안테나에 닿아있다. 결단의 고심이 클 수 밖에 없기에 작은 견해를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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