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무영 총장이 오는 9월 임기종료를 앞두고 연임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UNIST 교수협의회는 현 정무영 총장에 대한 연임지지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교수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참여 교수의 78.4%가 반대했다고 18일 밝혔다.

정 총장의 연임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며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는 전자우편을 통해 전임교원 312명에게 전달됐다. 기술적 문제로 반송된 11명을 제외하고 301명이 전자우편을 받았고, 이 가운데 184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해 145명이 반대의사를 냈다.

UNIST 교수협의회는 “현 총장 체제의 철학과 리더십으로는 대학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의 표출로, 미래에 대한 교수들의 위기 의식의 발로”라며 “부정적인 인식의 원인은 일방적 리더십, 단기성과에 최적화된 학교 운영, 학교 외연 확장에 실패한 무능, 학문에 대한 존경과 철학 부재 등으로 꼽힌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정무영 총장에 대해 ‘UNIST의 지속적 성장의 걸림돌’이라며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총장추천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이같은 교수협의회 움직임에 대해 의도성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설문조사의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기간도 명시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무영 총장이 비공식적으로 연임 도전 의사를 내비치긴 했지만, 정 총장이 현재까지 ‘공모’에 참가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조사를 통해 여론몰이를 하는 것 자체가 의도성이 다분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학내 분열을 조장하고, 총장직을 꺼리게 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무영 총장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제기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여러 구성원들의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UNIST는 정 총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최근 총장추천위원회를 발족해 오는 24일까지 총장 후보 공모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모가 마무리되더라도 지원 후보자는 공개되지 않는다.

정 총장은 UNIST 개교 때 부총장으로, 울산과기원 출범 이후에는 총장으로 UNIST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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