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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팔계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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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9.08.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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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저팔계처럼 언제 어디서나 자기 먹을 건 다 챙겨 먹는 북한의 ‘저팔계 외교’에 당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한 지 한 달쯤 지난 2018년 7월 태영호 전 영국주재북한 공사의 공개 비판이었다. 태공사는 북한의 상투적 외교 관행을 지적했다. “싱가포르에서 미국은 비핵화부터 하자고 했지만 북한은 그동안 북·미간 신뢰가 없어 비핵화가 안됐으니, 신뢰 구축부터 하자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합의문을 보면 북한 뜻대로 선(先) 신뢰구축 후(後) 비핵화 순으로 돼 있다”고 했다.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해도 북한이 ‘합의문을 봐라. 신뢰 구축이 먼저 아니냐’고 하면 ‘논리 싸움’에서 밀리게 된다.
북한이 7월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 두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9일 이후 77일 만이다. 이에 앞서 김정은이 신형 잠수함 건조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 했다. 북한은 또 우리 정부가 유엔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쌀 5만 톤을 받지 않겠다며 걷어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6월30일 판문점 회동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북한은 긴장 완화가 아니라 고조 시키고 있다. 판문점 회동을 두고 ‘사실상 종전선언’이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가 무색해졌다. 쌀 지원 거부와 미사일 발사의 직접적 이유는 8월초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군사훈련을 트집 잡고 대화를 중단시키거나 긴장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대부분의 한미 군사훈련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불만인 트럼프와 북한을 자극하기 싫은 한국 정부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차제에 ‘훈련 없는 한미동맹’을 고착화하는 것이 북한의 속셈일 것이다. 훈련 없는 군사동맹은 종이호랑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한미동맹의 위력을 해체해 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핵미사일 전력을 차근차근 늘려나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볼 수 있었던 전형적인 ‘저팔계 외교’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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