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열리고 있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내년부터 개최일정을 봄으로 조정하면서 산악관광활성화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게 아닌가하는 지적이다. 사진은 올해 행사 폐막식 모습.  
 

매년 가을 열리고 있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내년부터 개최일정을 봄으로 조정하면서 산악관광활성화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게 아닌가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사무국은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내년 4월 3∼7일 열린다고 밝혔다.

영화제 측은 “그동안 매년 가을 태풍 대책 마련에 고심했고, 올해는 영화제 기간 중 태풍 ‘링링’ 영향으로 행사 일부가 취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봄꽃이 만개한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으로 여유와 치유를 얻을 수 있는 영화제로 거듭난다”고 밝혔다.

봄 개최로 영남알프스 벚꽃 개화에 맞춰 울주를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이 영화제를 찾을 것이라는 영화제 측의 기대와는 달리 일각에서는 20억 이상이나 들여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기획한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응이다.

울주군은 ‘영남알프스’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억새, 고봉, 단풍 등으로 대표되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가을철이면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몰려오자 울주지역 산악관광활성화를 위해 2014년 6월부터 공무원과 영화전문가 등 총 6명으로 TF 팀을 구성,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추진했다.

이후 2015년 사전홍보 성격의 프레영화제를 연 뒤 2016년부터 매년 가을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대에서 산악영화제를 펼쳐 왔다.

일각에서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일정조정이 울산시가 내년 하반기 계획 중인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 때문에 억지춘향격으로 결정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영화제관계자는 “울산국제영화제를 고려한 것은 맞지만 날씨영향도 그에 못지않다”고 말했다.

또 울산시 관계자는 “울주군과 일정 조율을 따로 한 것은 없고, 다만 군에서 4월에 열겠다는 자체결정을 하고 통보를 해왔다”고 말했다.

울산국제영화제 개최시기에 대해서는 “영화제 관련용역결과 내년 8월말부터 9월 초이지만 최근 잦은 가을태풍 등 날씨를 고려해 10월 25일경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국화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영화제 개최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4월초 산은 간간이 진달래만 보일뿐 황무지나 다름없다”며 “최근 논란이 된 울산국제영화제와의 중복성 때문이라면 폐지를 할 것인지 통합을 할 것인지 울산시와 군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가 매년 4월말~5월초에, 부천국제환타스틱영화제가 6월말~7월초에 열리는 것을 제외하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부산영화제 등 국내 주요영화제들은 8월초부터 10월까지 몰려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3월말부터 4월초까지 열렸으나 지난해부터 6월로 일정을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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