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 속 배움 이어나가는 부탄 학생들
울산교육청, 부탄교육부와 교육정보화 MOU
글로벌 나눔 실천 행복한 교육환경 조성 기대

김효성
울산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주무관

부탄과 교육정보화 지원 사업 시작을 위해 부탄 팀푸(Thimphu)로 향했다. 행복의 나라 부탄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의 선한 인상과 친절함에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울산교육청과 부탄교육부는 교육정보화 지원 사업 MOU를 체결했다. 부탄 학교에 교육정보화 인프라를 지원하고 부탄 정보화 선도 교원을 울산으로 초청하여 정보 활용 연수를 실시하는 내용이다.

MOU 체결 후 부탄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먼저, 부탄 수도인 팀푸에 있는 양첸푸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학생 1,400여명이 있는 고등학교에 컴퓨터실은 단 1개였고, 약 30~40대의 컴퓨터는 대부분 10년이 넘은 노후 컴퓨터였다. 컴퓨터 속도가 현저히 느렸으며 컴퓨터 본체 1대에 모니터 4대를 연결시킨 경우가 많았다.

쿠엔셀 포드랑 초등학교 교실을 방문했을 때, 학용품 사정이 좋지 않아 1개의 지우개를 여러 명의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사용하고 있었다. 부탄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던 아주 짧은 길이의 몽당연필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학생들은 작은 손으로 몽당연필을 꽉 쥐며, 배운 내용을 열심히 공책에 적고 있었다. 우리는 몽당연필을 들고 있던 학생들에게 기념품으로 연필과 볼펜을 나눠줬다. 해맑게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부탄 학생들의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작은 나눔이 부탄 학생들에게 도움이 돼 기뻤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부탄 교육부는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에서의 ICT 활용을 중요하게 여기고, 정보통신기술 기본계획(ICT master plan)을 발표했다. 교육에서의 ICT 활용은 교육자와 학습자 간의 효과적인 교육 및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킨다. 정보통신기술(ICT)은 원격지를 연결하고 글로벌 수준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배울 기회를 늘리는 글로벌 역량에 중요한 도구를 제공한다. 학습자와 교육자가 ICT 기술을 배우면서 글로벌 활동에 도움이 될 문화 간의 이해, 언어 숙련도, 세계에 대한 지식을 강화하고 글로벌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교육, 보건의료, 공공행정, 환경, 농림수산 분야 등에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부자가 존경받듯이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글로벌 나눔을 통해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써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국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탄은 교육 의지가 높고, 청렴하고 투명한 국가, 왕이 직접 입헌군주제 도입, GDP보다는 국민총행복(GNH)에 가치를 두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이러한 부탄의 정신적 가치와 실천 모습은 배울 점이 많다.

울산교육청은 부탄에 교육정보화 지원으로 글로벌 나눔을 실천하고, 부탄의 행복과 정신적 가치를 공유해 울산교육에서 더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부탄에서 글로벌 나눔의 시작으로 한국의 울산과 부탄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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