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외식 남구의회 의원

재활용 생활화로 자원 낭비 막고 자연보호 ‘일석이조’ 효과
광주 서구 ‘인공지능 캔·페트병 무인회수기’ 시범설치·운영
시민 인식 개선·재활용 문화 확산 기대…남구도 서둘러야

지난 18일 태화강은 국가정원 지정에 대한 감사·축하의 물결로 가득했다.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열린 선포식은 대한민국 대표 정원이라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빗길이라 다소 불편함은 있었지만 ‘시민이 품은 정원’의 풍취에 어울리게 다채로운 볼거리·즐길거리로 태화강의 가을을 한껏 물들였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화교~삼호교까지 83만5452㎡ 규모로, 생태·대나무·무궁화·참여·계절·물 등 6가지 주제의 크고 작은 29개 정원에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 여름 백로·겨울 떼까마귀 도래지 등을 자랑한다. 자연 생태계를 보호·유지하는 친환경적 개발로 시민들의 휴식처일 뿐 아니라 생태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돼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우리는 환경과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적극 유지 보존하는 방법도 있지만 또 다른 방법은 매립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등 환경보호 차원이 있다. 우리가 재활용 생활화로 쓰레기를 줄여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제대로만 시행하면 매립장 시설비용을 절감하고, 분리된 폐자원을 효율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즉 자원 낭비를 막으면서 자연을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제대로 된 재활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수립해야 마땅하다. 필자가 얘기하고픈 것은 미래 세대에 올바른 환경보존 문화를 일깨워주는 방안의 하나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공지능(AI) 캔·페트병 무인회수기(네프론)에 대한 것이다. 음료수 페트병이나 캔 등 폐기물을 투입한 뒤,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포인트가 쌓이는 제조기다. 포인트는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캔은 1개당 15원, 페트병은 10원으로 매겨진다. 일명 ‘네프론’은 한국과학기술원(KIST) 권인소 교수가 개발한 로봇 휴보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캔이나 페트병이 훼손돼도 정확히 종류를 구분, 폐기물 가치만큼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바코드로 폐기물을 인식하는 기존 제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AI(인공지능) 학습기반의 재활용 자판기 ‘네프론’을 개발한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는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재활용 대상 폐기물에 대화적 가치창출을 통한 환경보호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경영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매립, 소각되는 쓰레기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재활용이 가능한데도 자원순환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수퍼빈은 폐기물 가치를 AI 기술로 증명하면서 쓰레기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수입에 의존하는 재활용 자판기를 국산화할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지난해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한 ‘미래 성장 동력 챌린지 데모데이’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으니 신뢰성도 있어 보인다. 
광주 서구가 9월 2일부터 캔과 페트병에 대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상무시민공원에 인공지능(AI) 캔 페트병 무인회수기(네프론)를 시범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포인트 점수(1점=1원)는 캔과 페트병 모두 1개당 5점씩이며, 1회 최대 25개, 최대 50개까지 투입할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된 경우는 누적된 포인트가 2,000점 이상이 되면 본인 계좌로 이체하여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광주 서구는 시범운영 기간에 주민 이용실태와 만족도 등을 분석해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재활용 실천문화가 확산되어 환경보호와 더불어 많은 주민들이 보상도 받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와 각종 질병이 난무한 현대에 자연을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도 결국 살아갈 수 없다. 남구에서도 신속히 벤치마킹해 현재 시행되는 재활용 방식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점은 보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제대로 대비해야 하겠다. 특히, 유아와 아동, 청소년이 종일 머무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학교부터 실시해 어릴 때부터 환경 교육이 습관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아이들이 교육받은 내용을 부모님께 전달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나타나리라 생각된다. 
태화강이 국가 정원으로 지정되고 생태·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울산에서 선진 남구가 산업뿐만 아니라 환경 살리기에도 앞서 나가는 모범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도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