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울산시교육청 혁신교육추진단 장학사

학교교육과정 연계 소그룹 운영…전문재료·도구 등 사용
어린이·청소년 새로운 현상·예술방법 탐구 ‘창의성’ 장려 
공동체 의식·모두에게 동등 원칙…결과보다 과정 중시해

‘2019 학교혁신 역량강화 북유럽 연수'를 기획 하면서, 어떤 기관들을 방문하는 것이 좋을지 여러 가지 방면에서 고민하였다.
 이번 연수는 울산의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 9개교 선생님들과, 혁신교육지원팀 교사 2명, 교육청 관계자 4명 총 15명이 참여하였고, 특히 시의원 2명, 중구청 2명도 공동으로 참여하여 학교혁신뿐 아니라 교육혁신과 교육복지를 함께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된 연수였다. 
연수를 기획했던 6~7월이 핀란드 및 덴마크 현지 학교의 방학 및 여름휴가 기간이라 섭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섭외된 공식방문 기관은 7곳이었다. 그 중 필자는 아난딸로(Annantalo) 아트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아난딸로 아트센터는 우리나라는 물론 울산과도 꽤 인연이 깊은 곳이다. 
아난딸로의 총괄 디렉터인 카이사 케투넨 감독은 2018년 11월 ‘서울문화재단과 아난딸로 아트센터 교류협력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고, 올 5월에는 울산문화재단의 2019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생애주기별 문화예술 교육 국제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 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방문했을 때, 카이사 케투넨 감독은 울산에 특별한 호의를 표하며 보다 각별하고 친절하게 우리를 환대해 주었고, 아난딸로 아트센터에 대해 PPT자료를 이용하여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1886년까지 초등학교 사용되었던 이곳은 1987년 헬싱키시에 의해 아동, 청소년, 가족, 그리고 학교를 위한 종합문화센터로 거듭나게 되었다. 헬싱키시에는 이 곳 외에도 7곳의 문화센터가 있는데, 이곳은 특히 예술교육, 사회 활동 및 문화교육 네트워크에 중점을 두면서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종합 예술 센터로서의 기능을 하는 곳이다. 
아난딸로 아트센터에서는 창의성을 장려하고, 새로운 현상과 예술방법을 탐구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예술과 문화를 경험하고 제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아난딸로의 직원은 모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며, 그들은 고품질의 예술 및 문화 서비스를 제작 및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아난딸로에서 이루어지는 학교관련 프로그램으로 대표적인 것은 5×2 예술 교육이다. 이것은 5주동안 한번에 2시간씩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헬싱키의 1~6학년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매년 헬싱키에 있는 6000명의 학생들이 5×2 예술 교육을 받는데, 특히 아난딸로에서 40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수업은 6~10명 정도의 소그룹으로 이루어지고, 전문재료와 도구를 사용하여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수업이 이루어진다. 
자유활동으로는 0~18세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시, 이벤트, 퍼포먼스 워크숍등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가족을 위한 예술 클리닉도 운영되고 있다. 또한, 프로젝트와 실험, 바깥에서 할 수 있는 여름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아난딸로 예술교육의 원칙은 소그룹 학습, 전문교사, 전문적인 조건과 도구, 아동중심교육방법,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 공동체 의식, 모두를 환영하다는 것이다. 카이사 케투넨은 교과과정에 문화 및 예술교육을 통합하고자 할 때, 학교와 교사를 지원하는 온라인 서비스(www.kultus.fi)가 있다고 안내해 주기도 했다. 
울산교육청에서는 현재 울산중구청, 남구청과 차례로 서로나눔교육지구 업무 협약을 맺고 있다. 앞으로의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질 수 없고, 마을과 지자체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학교의 교육력과 학교 밖의 교육력이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때, 교육혁신 및 교육복지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난딸로 아트센터는 헬싱키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훌륭한 마을교육공동체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울산에서도 현재 진행중인 (가칭) 울산형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가 울산의 학생과 주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으로,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들로 메꾸어져서 학교와 마을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래본다. 
교육의 공간은 이제 더 이상 ‘학교’로 한정되어서는 곤란하다. ‘학교’와 ‘마을’이 즉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교육적 역량을 함께 키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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