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난 임야와 농지에는 불법 폐기물이 넘쳐난다. 대부분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버려진 것들이다. 단속 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데다 설사 단속이 이뤄지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다. 일부는 지주들이 불법 폐기물 투기인줄 알면서도 몇 푼의 돈을 받고 투기와 매립을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울주군 상북면 태화강 지류에 공사 현장에서 반출된 것으로 보이는 다량의 폐기물이 매립됐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미처 매립하지 못한 건설 폐기물들이 곳곳에 방치되어 있었다. 최근까지 매립 작업을 했는지 굴삭기, 중장비가 밟고 지나간 굵은 타이어자국이 많았다. 방치된 폐기물 더미에는 철판과 철근, 나무판자, 플라스틱 통, PVC 파이프 등이 가득했다. 특히 특정폐기물로 처리되어야 하는 슬레이트 조각들도 1t 포대에 담겨진 채 버려져 있었다. 지붕이나 벽체 등으로 사용되는 슬레이트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돼 있어 함부로 버려서도, 매립도 안 된다.

주민들은 이곳에 중장비가 드나든 지가 2년가량이 된다고 한다. 오래전 자갈을 채취한 적이 있는 이 지역은 사람 키 높이 이상의 채굴 흔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 메워진 상태라고 전했다. 그만큼 불법 폐기물이 묻혔을 거란 주장이다. 불법 투기된 폐기물은 토양과 지하수 등에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특히 이번에 불법 폐기물 매립이 의심되는 곳은 태화강 상류지역으로 울산시민들의 젖줄과 다름없는 곳이다. 인근주민들은 아직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총 120만 3,000t의 불법폐기물이 방치돼 있다고 한다. 이는 15t 덤프트럭으로 8만대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 이중 임야나 임대한 부지 등에 무단 투기된 불법투기폐기물만 33만t (28%)에 달한다고 한다. 환경부가 추산하고 있는 불법폐기물 120만t을 모두 처리하려면 3,6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국민혈세가 엉뚱한 곳으로 새는 것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국에 방치된 폐기물들을 치우라고 지시했을까.

울주군 등 관계기관들은 태화강 상류에 폐기물 매립이 이뤄졌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겠다. 또 불법 투기범들을 반드시 색출해 원상복구토록 하고, 죄 값을 치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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