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KCC 옛 채광장 부지에 계획한 ‘울산생물자원종합센터’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선호 울주군수의 역점 공약사업인 ‘호랑이 생태원’에 불똥이 튀었다.

12일 울산시에 따르면 송철호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던 ‘울산생물자원종합센터’ 건립 사업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울산시는 4,800만원을 들여 지난 7월부터 위치와 규모, 시설물 등 전반적인 사업 내용을 검토하는 타당성 학술용역을 추진했고, 이달 중 용역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시는 울주군 상북면 등억알프스리 KCC 옛 채광장과 인근 산지 등 139만9,554㎡ 부지가 적절하다고 판단해 용역에서 우선적으로 검토하도록 했고, KCC 측과 부지 매입을 위한 협의도 벌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용역이 끝나는 대로 울산시는 부지를 매입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시는 내년도 당초예산에 부지 매입비를 비롯한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사업 부서에서 예산을 신청했지만, 일자리나 복지 관련 사업에 우선순위가 밀렸다.

울산시는 현재로서는 내년도 추가경정에서도 예산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경제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울산생물자원종합센터 사업은 장기사업으로 검토되고 있다”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다, 환경부가 기존 국립생물자원관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모사업 등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업의 추진 방향이나 계획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고, 내년 추경에도 예산을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시의 사업 중단 소식에 난감해진 것은 울주군이다. 이선호 울주군수의 역점사업인 ‘호랑이 생태원’ 위치로 KCC 옛 채광장 부지를 적극 검토했기 때문이다. 울주군은 부지 일부를 호랑이 생태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두고 울산시와 협의를 진행했고, 넓은 부지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비용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울산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울주군은 울산시의 타당성 용역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처지였다. 시가 부지를 매입하면 이를 재매입하거나 임대할 계획이었다.

울산시가 사업을 언제 추진할지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울주군은 애가 타는 상황이다. 이선호 군수의 사업 의지가 강력한 만큼 울주군은 울산시의 양해를 구하고 직접 KCC 측과 부지 매입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울산시의 사업이 당초 예정보다 많이 늦어지는 데 대해 당혹스럽다”면서도 “울산시의 의사를 충분히 확인한 뒤 KCC 측으로부터 부지를 직접 매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지는 올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12억542만여원으로 실제 매매가는 4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CC 측은 현재 해당 부지에 대해 상당한 예산을 들여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초 올해 10월 복구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KCC 측은 1년 연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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