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찰리 채플린은 오늘날 고전영화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모던 타임스’에서 산업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했다. 특히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쉴 새 없이 몰려오는 단조로운 작업의 긴장 때문에 난폭한 인간으로 변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포드 자동차 설립자 핸리 포드(1863~1947)는 1913년 10월 7일 디트로이트 외곽 하일랜드 파크에 있는 포드차 ‘모델T’ 조립공장에서 세계 최초의 자동차 조립 라인을 가동했다. 라인에 투입된 노동자는 140명. 이전까지 모델T 한대를 조립하는데 12시간 50분 걸렸지만, 자동조립라인을 가동한 결과 불과 93분 만에 자동차 한 대가 뚝딱 완성됐다. 하루 100대에 그쳤던 생산량이 1000대로 늘었고, 1912년 8만2388대였던 생산량이 1916년에는 58만 5388대로 폭증했다. 이처럼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헨리 포드는 모델T의 가격을 기존 600달러에서 360달러로 낮췄다. 
포드는 단조로운 작업으로 인해 숙련된 근로자가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1914년 1월 5일 당시 평균 일당의 두 배인 5달러로 급여를 올렸다. 근무시간은 하루 9시간 에서 8시간으로 낮추는 등 변혁을 가져왔다. 하지만 2008년 미 자동차 업계는 ‘구제금융’ 사태에 이어 디트로이트의 몰락으로 ‘자동차 왕국'지위는 무너졌다. 지속적인 혁신 없이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현대차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휴대폰으로 야구·축구나 영화를 보면서 차를 조립하는 상황이 도를 넘어서자 회사 측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작업 중 와이파이를 차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 반발로 철회했다. 노조는 한 때 ‘탄압’이라며 비난 성명을 내고 토요일 특근을 거부키로 하 자 회사 측은 또 물러섰다. 
울산 현대차 조립라인은 컨베이어 벨트 속도가 느리고 잉여 인력이 많아 휴대폰을 보면서도 조립할 수 있다고 한다. ‘휴대폰 보면서 조립한 자동차까지 타야하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노조 홈페이지엔 “와이파이 문제로 특근을 거부하나”“조합원인게 부끄럽다”는 자조의 글이 올랐다. 현대차의 ‘모던 타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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