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울산도 방역망에 고삐를 죄고 있는데, 정작 지역의 대표적인 ‘관문’에는 구멍이 뚫렸다.

20일 울산시와 기초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버스와 기차, 비행기가 오가는 울산지역 관문에 열감식카메라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KTX울산역과 태화강역, 울산공항,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남구 삼산동의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의 열감식카메라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밖에 운영하지 않는다. 버스터미널은 거의 24시간 동안 여러 지역을 오가는 버스가 드나드는데,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이곳은 열감식카메라 ‘사각지대’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울산고속버스터미널까지 도착시간 기준으로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 40분까지 하루 31번의 버스가 들어온다. 이 가운데 열감식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 시간에 도착하는 버스는 총 14대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오전 7시 4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33번에 걸쳐 울산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데, 이 가운데 오후 8시 이후 도착하는 버스는 9대다.

동대구에서 울산으로 오는 시외버스 23대 중 6대가 오후 8시 이후에 도착한다.

이런 탓에 울산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를 위해 발표한 ‘고속·시외버스 무정차’ 방침도 무색해졌다. 울산시는 20일부터 다른 지역에서 오는 고속·시외버스가 남구 공업탑로터리, 중구 태화로터리, 남구 신복로터리 정류소 등 3곳에 정차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 정류장에 ‘열감식카메라’가 없어 코로나19 확산을 원천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사정은 첫차와 막차 운행시간을 고려한 KTX울산역 등 다른 거점들과는 사뭇 대조된다. KTX울산역은 오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태화강역은 24시간 열감식카메라를 이용한 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공항도 첫 비행기가 도착하는 오전 8시부터 마지막 비행기 착륙 시간인 오후 9시까지 열감식카메라 당직자가 배치돼 있다.

이에 대해 남구청은 인력 한계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역별 관문 1곳을 담당하고 있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남구는 2곳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KTX울산역은 울주군청, 태화강역은 울산시청, 울산공항은 북구청이 담당하고 있다. 남구청은 고속·시외버스터미널 2곳에 다른 지자체의 두배가량인 18명의 공무원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청은 ‘24시간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인력 수급이 쉽지는 않다. 민간의 참여도 있었던 ‘메르스’ 때와 달리 지금은 높은 전염성 탓에 많은 이들이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남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인력 문제로 열감식카메라 운영 시간이 불가피하게 한정됐다”면서 “울산시에 인력 수급 문제를 건의했고, 민간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24시간 체제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을 기점으로 운행하는 고속·시외버스는 하루 182회이며, 터미널 이용자는 고속버스 연간 32만7,659명(월평균 2만7,304명), 시외버스 연간 127만5,192명(월평균 10만6,26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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